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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징어 게임’ 감독 “모두가 힘든 지금, 세계적인 공감이 인기 비결”

[인터뷰] ‘오징어 게임’ 감독 “모두가 힘든 지금, 세계적인 공감이 인기 비결”

기사승인 2021. 09. 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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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전 세계적인 인기에 “얼떨떨하다”는 소감을 전했다./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은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에서 ‘오늘의 톱(TOP) 10’ 1위를 거머쥐며 K-콘텐츠의 정점에 올라섰다. 지극히 한국적인 놀이로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은 인기 배경에는 황동혁 감독이 이야기 하고자 했던 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공감이 담겨 있었다.

지난 17일 공개된 이 작품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17일 공개 이후 미국 오늘의 톱10 1위, 전 세계 76개국 1위 등의 기록을 세웠고 외신에선 앞다퉈 ‘오징어 게임’ 인기 이유에 대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황 감독 역시 2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렇게까지 잘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일주일 만에 뜨거운 인기를 얻으니 얼떨떨한 상태”라며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실제 황 감독은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던 2008~2009년에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됐고, 그렇기에 인생의 바닥까지 떨어지는 주인공 기훈(이정재)을 만들 수 있었다.

190여 개국에 스트리밍 하는 넷플릭스와의 협업도 기회였다. 황 감독은 처음에 썼던 대본과 거의 비슷하게 게임을 배치했지만, 해외 시청자가 이해하기 힘들 것 같은 ‘딱지 접기’ 게임은 단순한 ‘구슬치기’로 수정했다. 이해하기 쉬운 게임들도 인기 이유 중 하나이지만, 황 감독은 전 세계인들이 겪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백신 공급마저 차별이 있는 현 상황에서 ‘오징어 게임’이 주는 메시지가 시청자들과 더 믾은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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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은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에서 ‘오늘의 톱(TOP) 10’ 1위를 거머쥐었다./제공=넷플릭스
특히 자동차 회사 노동자로 일하며 평범하게 살아온 기훈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오랫동안 대중들이 접했던 ‘쌍용차 해고 노동자’ 문제도 떠오르는 설정이다. 황 감독 역시 이를 인정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자본주의 사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은 자발적으로 참가자들이 참가를 희망한 점과 뚜렷한 영웅이 없다는 점 등이 기존 데스 게임을 다룬 작품들과 차별화된다. 황 감독은 이 작품이 ‘데스 게임’보다는 ‘게임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과 심리’에 중점을 둔 작품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망가뜨리고 싶어 캐스팅 했다던 이정재의 연기는 120% 만족스러웠다. 황 감독은 “이정재가 완전히 생활형 지질이 연기를 해본 적이 없지 않나. 너무 비호감이 아닐까 걱정도 했는데, 기훈을 온전히 미워할 수 없게 연기를 해줬다. 너무나 만족한다”고 말했다. 공유와 이병헌의 특별 출연은 전작의 인연으로 성사됐고, 그 덕분에 더욱 큰 관심을 받은 것 같아 고마웠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히는 새벽 역의 정호연은 오디션 때부터 확신을 준 배우이기도 했다.

호평도 많았지만 논란도 많았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전화번호나 계좌번호, 여성 혐오를 떠오르게 하는 캐릭터나 대사 등 때문이었다. 황 감독은 “번호 유출에 대해선 제작진과 꼼꼼히 체크를 못했던 부분 같다. 죄송하다.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겠다”며 “또 특정 성별을 혐오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잔인하거나 선정적인 장면은 인간이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나올 수 있는 장면이라 생각했고, 또 한미녀(김주령) 캐릭터 역시 극한의 상황에 몰렸을 때 생존에 유리한 방식을 따르는 캐릭터라 생각해 설정했다”고 말했다.

‘도가니’(2011), ‘남한산성’(2017) 등 영화만 만들어오던 황 감독은 이번 ‘오징어 게임’으로 영화 4편을 만든 기분이었다. 작품을 만들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도 힘든 작업이었지만, 매 회마다 새로운 장르를 넘나드는 것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벌써부터 시즌2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데, 황 감독은 “다음 작품으로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 내가 뿌려놓은 떡밥(?)이 많으니 회수하고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은 있다”며 시즌2를 시사했다.

2차 메인 포스터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대한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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