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F_1104-F | 0 |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전 세계적인 인기에 “얼떨떨하다”는 소감을 전했다./제공=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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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은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에서 ‘오늘의 톱(TOP) 10’ 1위를 거머쥐며 K-콘텐츠의 정점에 올라섰다. 지극히 한국적인 놀이로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은 인기 배경에는 황동혁 감독이 이야기 하고자 했던 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공감이 담겨 있었다.
지난 17일 공개된 이 작품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17일 공개 이후 미국 오늘의 톱10 1위, 전 세계 76개국 1위 등의 기록을 세웠고 외신에선 앞다퉈 ‘오징어 게임’ 인기 이유에 대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황 감독 역시 2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렇게까지 잘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일주일 만에 뜨거운 인기를 얻으니 얼떨떨한 상태”라며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실제 황 감독은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던 2008~2009년에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됐고, 그렇기에 인생의 바닥까지 떨어지는 주인공 기훈(이정재)을 만들 수 있었다.
190여 개국에 스트리밍 하는 넷플릭스와의 협업도 기회였다. 황 감독은 처음에 썼던 대본과 거의 비슷하게 게임을 배치했지만, 해외 시청자가 이해하기 힘들 것 같은 ‘딱지 접기’ 게임은 단순한 ‘구슬치기’로 수정했다. 이해하기 쉬운 게임들도 인기 이유 중 하나이지만, 황 감독은 전 세계인들이 겪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백신 공급마저 차별이 있는 현 상황에서 ‘오징어 게임’이 주는 메시지가 시청자들과 더 믾은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고 말했다.
| asdf | 0 | ‘오징어 게임’은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에서 ‘오늘의 톱(TOP) 10’ 1위를 거머쥐었다./제공=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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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자동차 회사 노동자로 일하며 평범하게 살아온 기훈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오랫동안 대중들이 접했던 ‘쌍용차 해고 노동자’ 문제도 떠오르는 설정이다. 황 감독 역시 이를 인정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자본주의 사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은 자발적으로 참가자들이 참가를 희망한 점과 뚜렷한 영웅이 없다는 점 등이 기존 데스 게임을 다룬 작품들과 차별화된다. 황 감독은 이 작품이 ‘데스 게임’보다는 ‘게임에 참여한 인간의 감정과 심리’에 중점을 둔 작품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망가뜨리고 싶어 캐스팅 했다던 이정재의 연기는 120% 만족스러웠다. 황 감독은 “이정재가 완전히 생활형 지질이 연기를 해본 적이 없지 않나. 너무 비호감이 아닐까 걱정도 했는데, 기훈을 온전히 미워할 수 없게 연기를 해줬다. 너무나 만족한다”고 말했다. 공유와 이병헌의 특별 출연은 전작의 인연으로 성사됐고, 그 덕분에 더욱 큰 관심을 받은 것 같아 고마웠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히는 새벽 역의 정호연은 오디션 때부터 확신을 준 배우이기도 했다.
호평도 많았지만 논란도 많았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전화번호나 계좌번호, 여성 혐오를 떠오르게 하는 캐릭터나 대사 등 때문이었다. 황 감독은 “번호 유출에 대해선 제작진과 꼼꼼히 체크를 못했던 부분 같다. 죄송하다.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겠다”며 “또 특정 성별을 혐오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잔인하거나 선정적인 장면은 인간이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나올 수 있는 장면이라 생각했고, 또 한미녀(김주령) 캐릭터 역시 극한의 상황에 몰렸을 때 생존에 유리한 방식을 따르는 캐릭터라 생각해 설정했다”고 말했다.
‘도가니’(2011), ‘남한산성’(2017) 등 영화만 만들어오던 황 감독은 이번 ‘오징어 게임’으로 영화 4편을 만든 기분이었다. 작품을 만들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도 힘든 작업이었지만, 매 회마다 새로운 장르를 넘나드는 것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벌써부터 시즌2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데, 황 감독은 “다음 작품으로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 내가 뿌려놓은 떡밥(?)이 많으니 회수하고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은 있다”며 시즌2를 시사했다.
| 2차 메인 포스터 | 0 |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대한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제공=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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