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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은행권 조이자 풍선 부풀었다…20대 저축은행 반년새 대출 16% 급증

[단독] 은행권 조이자 풍선 부풀었다…20대 저축은행 반년새 대출 16% 급증

기사승인 2021. 09.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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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8조 6000억원…16% 급증
금융당국 "DSR 60% 준수" 촉구
'21% 룰' 대출총량 대응도 고심
금융당국이 은행권 가계대출을 바짝 조이자 저축은행업권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저축은행업권 대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위 20대 은행에서 상반기에만 대출이 9조원 가까이 늘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60%와 총량규제를 준수할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저축은행 이용자 중에선 다중채무자들이 많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대신, DB, 모아, BNK, 상상인, 신한, 애큐온, SBI, NH, OSB, OK, 웰컴, 유진, JT, JT친애, KB, 키움, 페퍼, 하나, 한국투자저축은행 등 상위 20대 저축은행의 6월 말 기준 전체 대출 잔액은 총 62조800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8조6000억원, 15.87% 증가한 수치다. 79개 전체 저축은행의 대출이 88조원인데, 이들 20개사가 72%의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이들 저축은행의 대출은 44조원에서 54조2000억원으로 10조2000억원(23.18%)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금융당국이 대출 증가폭 제한을 크게 두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를 하고 있는 올해 대출 증가속도가 더욱 가파른 셈이다.

상위 20대 저축은행의 대출 계좌 수도 빠르게 늘었다. 6월 말 기준 254만5000여개로 연말 대비 18만3000개(7.75%) 증가했는데, 지난해 1년 동안 늘어난 계좌(19만8000개)와 비교해 불과 1만5000개 차이다.

이처럼 저축은행 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데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정책에 따라 은행권이 문턱을 높이자 금융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저축은행을 찾았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 영업점 직원들이 금융소비자들에게 저축은행 대출을 안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 제시한 저축은행 가계대출 증가율 21%룰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20대 저축은행은 이미 16%를 기록하고 있고, 전체 저축은행업권으로 확대해도 증가율이 13%를 넘어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출 수요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는 점도 증가속도를 줄이는 데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업권에 DSR 60%와 대출 총량제를 지킬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 이를 지키지 못한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검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당국에서 가계대출 증가폭을 줄이기 위해 DSR 60% 규제와 증가율 21% 룰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이를 위해 저축은행들도 노력하고 있지만 증가속도를 줄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 대출 증가속도가 빨라지면서 다중채무자(3건 이상 대출이 있는 금융소비자)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저축은행 이용자 상당수가 여러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저축은행업권 다중채무자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65.4%였다. 대출잔액 기준으로는 73.2%에 달했다. 다중채무자의 부실이 현실화되면 저축은행들의 건전성 리스크도 덩달아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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