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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65주년 이순재 “리어왕은 필생의 마지막 중요한 작품 될 것”

데뷔 65주년 이순재 “리어왕은 필생의 마지막 중요한 작품 될 것”

기사승인 2021. 09. 2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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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0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서 개막..."원전 그대로 무대에"
2021리어왕사진제공_파크컴퍼니
‘리어왕’으로 분한 배우 이순재./제공=파크컴퍼니
“연극 ‘리어왕’은 필생의 가장 마지막 중요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올해 연기 인생 65주년을 맞은 배우 이순재(88)는 2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연극 ‘리어왕’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가장 숭고하고 압도적이라고 평가받는 ‘리어왕’은 오만함에 눈이 가려져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초래하는 갈등과 혼란을 다룬 작품이다. 극 중 이순재는 모든 것을 소유한 절대 권력자에서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미치광이 노인이라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리어왕’ 역을 맡는다.

“누가 ‘이제 더 하고 싶은 역할이 뭐냐’고 묻길래, 늙은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연극은 셰익스피어의 리어가 아니겠느냐 했어요. 개인적인 생각을 말한 건데 공론화가 돼서 한번 해보자고 했습니다.”

이번 공연은 원전을 그대로 살려 무대에 오른다. 이에 관해 이순재는 “그동안 많은 셰익스피어가 있었지만 풀 버전이 없었다”며 “이번에 한번 원전 그대로 해보자고 했다. 공연 시간을 3시간 정도로 해서 원전 그대로 의상, 분장을 제대로 해보자고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리어왕’이 현재에 갖는 의미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리어왕’은 절대 권력자가 노후의 안락을 위해 나라를 나눠 딸들에게 나눠주지만 결국 딸들에게 쫓겨나고 버림받아 최상에서 최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리어왕은 가난한 자들의 고통을 생각하지요. 리더는 자기를 보는 게 아니라 밑에 있는 사람, 어렵고 힘들고 가난한 사람의 고충을 안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번 공연은 서울대학교 극예술동문 중심으로 창단한 극단 관악극회가 10주년 및 올해 데뷔 65주년을 맞은 배우 이순재를 기리기 위해 기획했다.

이번 무대에서 이순재는 단독 캐스트로 23회 공연에 모두 출연한다. 이에 관해 그는 “욕심이 나고 해볼 만한 역할이지만 사실 만용이라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걱정이 앞선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이제 나이가 들어 리어왕 역할을 이해할 수 있고 표현하는 데도 연령이 맞다”며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고령의 현역 배우로서 건강 유지 비법에 대한 질문에는 “나이가 든 사람은 장담하기 힘들다”며 “중간에 잘못되면 큰일 나겠구나 싶어 아내에게 보약도 준비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의 이현우 연출은 연극 ‘리어왕’에 대해 “셰익스피어 작품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며 “셰익스피어 극본 중 가장 긴 대작임에도 군더더기 없이 잘 짜인 극 구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어왕은 기쁨부터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등 인간의 온갖 감정이 집약돼 있는 역할인데 이런 것이 큰 매력”이라며 “젊은 배우들은 하기 힘든 역할이다. 이순재 선생님이 리어왕을 맡아주셔서 연출로서 팬으로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 리어왕의 첫째 딸 고너릴은 소유진·지주연, 둘째 딸 리건은 오정연·서송희, 셋째 딸 코딜리아는 이연희가 연기한다. 특히 이 작품으로 연극 무대에 데뷔하는 이연희는 바보 광대 역할까지 해내는 코딜리아에 도전한다.

연극 ‘리어왕’은 다음 달 30일부터 11월 21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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