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EU에 남을 것” 폴란드, ‘폴렉시트’ 현실화 우려에 10만명 대규모 시위

“EU에 남을 것” 폴란드, ‘폴렉시트’ 현실화 우려에 10만명 대규모 시위

기사승인 2021. 10. 11. 13:5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APTOPIX Poland Europe <YONHAP NO-0141> (AP)
10일(현지시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폴란드 국기와 유럽연합(EU) 깃발을 흔들며 폴란드의 EU 탈퇴, ‘폴렉시트’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폴란드 헌법재판소가 유럽연합(EU)의 법안 일부에 대해 폴란드 헌법과 양립하지 않는다면서 대립각을 세우자 폴란드의 EU 탈퇴, 즉 ‘폴렉시트(poland와 exit를 합친 말)’를 우려한 시민 10만명이 항의시위를 벌이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시위 주최자의 말을 인용해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를 포함해 전역 100개 마을과 도시에서 8~10만명의 시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EU 탈퇴 반대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폴란드 국기와 EU 깃발을 흔들며 “우리는 남는다”고 외쳤다.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브렉시트(Brexit)’가 현실이 된 것처럼 같은 일이 여기서도 일어날 수 있다”며 폴렉시트의 현실화를 우려했다.

시위에는 정치인을 비롯해 예술가와 활동가 등 저명 인사들도 참여했는데, 1994년 나치 점령에 대항하는 바르샤바 봉기를 주도한 로이터 완다 트라치크-스토스카(94)는 연설에서 “이곳은 우리의 유럽이며 그 누구도 우리를 탈퇴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 유럽의사회 의장이자 제1야당인 시민 플랫폼의 대표인 도널드 터스크는 “여당인 법과정의당(PiS)이 유럽에서의 폴란드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Pis측은 “폴렉시트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최근 헝가리를 비롯해 폴란드에서 극우 포퓰리즘 정부가 들어서면서 성소수자(LGBT) 문제와 사법 독립 등 다양한 이슈들을 둘러싸고 EU와 마찰을 빚고 있다.

앞서 EU는 사법부의 정치화 가능성이 있는 폴란드의 정책에 제동을 걸었는데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EU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 결정과 폴란드 헌법 중 어느 것이 상위법인지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폴란드 헌재가 자국에서는 EU의 조약 및 결정보다 폴란드 헌법이 앞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폴란드와 EU의 관계는 더 악화됐다.

폴란드 헌법재판관 중 다수가 친정부·여당 성향인 상황 속에서 나온 결정이어서 비난은 거셀 수밖에 없었다. EU 집행위원회는 “EU 법은 헌법 등 개별 국민국가의 법보다 상위법”이라고 강조하며 “ECJ의 모든 결정이 개별 국가의 사법부를 포함해 모든 회원국에 효력을 미친다”고 밝혔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우리는 다른 나라들과 같이 권리를 갖고 있고, 이 권리를 존중받기를 원한다”면서 헌재의 결정을 옹호했다. 그러면서도 “폴란드는 EU의 회원국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폴렉시트’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