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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 스모킹건 ‘정영학 녹취록’…김만배 영장심사가 분수령

대장동 의혹 스모킹건 ‘정영학 녹취록’…김만배 영장심사가 분수령

기사승인 2021. 10. 13.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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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 신빙성' 문제될까…영장심사서 녹취록 둘러싼 공방 예상
김씨 측 "관계자들 서로 믿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사실이 아닌 이야기"
김만배
경기 성남시 대장동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이병화 기자photolbh@
검찰의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특혜 의혹 수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정영학 녹취록’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영장실질심사에서 1차 검증대에 오르면서, 대장동 의혹 진상규명의 첫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김씨와 함께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된 만큼 김씨 또한 구속 가능성이 크지만, 법원이 정 회계사의 녹취록에 대한 신빙성 문제를 제기할 경우 검찰 수사가 고비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김씨 측이 녹취록의 신빙성을 무너뜨려 검찰 수사 자체를 무너뜨리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검찰과 김씨 측이 영장심사에서 녹취록의 신빙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법원이 김씨 측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그동안 정 회계사의 녹취록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모양새를 보인 검찰 수사에 큰 타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김씨에 대한 영장이 발부될 경우 검찰이 유 전 본부장과 김씨의 연결고리, 그리고 이들의 범죄혐의를 어느 정도 소명했다는 측면에서 검찰 수사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지난 11일 정영학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을 토대로 김씨를 소환해 14시간가량의 고강도 조사를 진행한 후 전날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팀은 김씨를 유 전 본부장의 공범으로 보고 성남시에 110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또 수사팀은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5억원과 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에게 준 퇴직금 50억원을 뇌물이라고 판단해 뇌물 공여 혐의도 적시했다.

김씨의 변호인데 따르면 김씨는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에도 녹취록을 확인하지 못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후 김씨 측은 정 회계사가 왜곡하고 유도 녹음을 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검찰이 이 같은 허위자료에 기반한 수사를 진행한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김씨와 정 회계사, 남욱 변호사가 서로를 믿지 않는 상태에서 사업비 정산을 두고 싸움을 벌이던 상황에서 서로 사실을 이야기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남 변호사가 주장한 유 전 본부장에게 줄 돈이 40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바뀌었다는 말도 서로 믿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수사팀이 정 회계사의 녹취록을 통해 추가적인 진술 및 자료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있다. 지청장 출신의 A변호사는 “정 회계사의 녹취록이 의혹의 퍼즐을 맞추는 큰 조각이긴 하지만 검찰이 이것에만 의존해 수사를 진행하고 핵심인물들에 대한 구속영장까지 청구했을 가능성은 적다”며 “녹취록은 이제 간접증거밖에 되지 않고 이를 통해 추가로 확보한 관계자들의 진술 등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씨의 영장심사는 14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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