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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의 마음, 詩로 읽고 寫眞으로 보다! <현종 2>

임금의 마음, 詩로 읽고 寫眞으로 보다! <현종 2>

기사승인 2021. 10. 17.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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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어제시, 임금의시, 종묘세례, 대례
임금이 즉위식이나 종묘제례 등 국가 의식 때 입는 대례복인 면복.
<현종>
2. 別靑平慰之燕京 연경에 가는 심익현을 위로하다
今日高堂分手後 오늘 궁궐에서 아쉬운 작별을 한 뒤에
燕帶塞北冒風塵 변방 북쪽 연경에서 풍진을 뒤집어쓰리라
萬端別恨添思夢 오만 가지 이별의 한 꿈속에서 더하고
千里旅關屬暮春 천리 타향 변방에서 늦봄을 맞으리라
浿水烟花殘月照 대동강 안개 속에 잔월이 꽃을 비추고
長城粉堞夕陽新 높고 긴 성과 성가퀴에는 석양이 새롭겠지
山河一望殊雄壯 산하를 둘러보면 무척이나 웅장하겠지만
唯見華人淚滿巾 오직 화인만이 눈물 젖은 내 손수건을 보는구나

현종, 어제시, 임금의시, 덕수궁, 열성어제
붉은 황혼으로 물든 덕수궁의 처마와 잡상.
<해설>
국왕의 시문집인 《열성어제》에는 현종의 시 3제 3수가 실려 있다. ‘별청평위지연경(別靑平慰之燕京·연경에 가는 심익현을 위로하다)’이라는 제목의 이 시는 효종의 둘째 딸이자 현종보다 한 살 많은 숙명공주와 혼인한 청평위 심익현이 사신으로 연경(북경)에 갈 때 내린 것이다.
심익현은 1666년(현종 7) 사은사로, 1674년과 1680년(숙종 6) 주청사로 세 차례에 걸쳐 청나라를 다녀왔다. 또한, 심익현은 글씨를 잘 쓰는 명필가이자 청나라를 다녀올 때마다 하사받은 금과 비단 등을 모두 수행원들에게 나누어줌으로써 청렴하다는 칭송을 받았던 신하였다. 현종과 심익현은 임금과 신하 관계이지만, 사적으로는 처남과 매형 사이이기도 했다.
시의 내용은 전쟁으로 인해 청나라의 연경이 정치적·사회적으로 불안정한데도 불구하고 사신으로 가야 하는 안타까움과 타향에서 겪게 되는 외로움에 대해 표현한 것이다. 현종은 조선의 국왕 중 유일하게 청나라에서 태어난 인물이자, 아버지 효종이 심양과 연경에서 볼모로 잡혀있을 때의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군왕이었다. 그래서 심익현이 사신으로 가서 느끼는 감정을 잘 이해하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이 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 이태훈. 에디터 박성일기자 rnopark99@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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