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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전쟁 공포 “냉전 이후 최고조”…러시아 폭격기 도발에 美·서방 해상훈련 맞불

동유럽 전쟁 공포 “냉전 이후 최고조”…러시아 폭격기 도발에 美·서방 해상훈련 맞불

기사승인 2021. 11. 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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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략폭격기. /타스 연합
최근 유럽 동구권에서 일고 있는 전쟁 공포가 냉전 종식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벨라루스 난민 사태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의 거듭된 위협에 미국과 서방국가들도 군사 대치로 맞불을 놓고 있어서다.

루마니아 국방부의 발표를 인용한 타스통신 등은 13일(현지시간) 미국·터키·우크라이나·루마니아 등 4개국이 군함 7척을 동원해 흑해 공해상에서 해상 연합훈련을 펼쳤다고 전했다. 이번 훈련의 목적은 위기 상황에 놓인 흑해 해역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능력을 향상하고 나토 회원국 해군 간 공조 수준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 측은 즉각 반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공군과 흑해 함대 전력이 나토군 훈련 상황을 면밀히 추적하고 감시했다”며 “미국과 나토 국가들의 공격적인 활동 및 흑해 연안 국가들의 (훈련) 참여는 지역 안보와 전략적 안정성에 대한 위협”이라고 대응했다.

반면 폴란드 등 동구권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무력 도발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최근 전방위적으로 군사적 보폭을 넓히고 있는 러시아야말로 갈등의 배후라는 것이다. 앞서 폴란드가 중동 등 타 지역에서 온 난민들을 막기 위해 벨라루스 국경 지역에 군 병력과 장비를 증강 배치하자 러시아는 전략 폭격기 초계비행으로 맞섰다.

폴란드는 벨라루스를 통해 들어온 난민들이 자국과 독일을 거쳐 유럽으로 향할 것이라고 본다. 이 길을 의도적으로 터준 게 벨라루스라고 서방 국가들은 의심한다. 유럽연합(EU)의 제재를 받는 벨라루스 정부가 EU 이민 봉쇄에 대항하기 위해 난민 떠넘기기를 한다는 의혹이다. 이 갈등에 ‘벨라루스 우방’ 러시아가 개입해 폭격기를 띄우는 등 군사적 행동을 벌였다.

우크라이나 쪽 동향도 심상치 않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가 자국과의 국경 인근에 약 9만명의 병력을 집결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1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EU 회원국들을 비공개로 만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군사 작전을 벌일 가능성에 대한 대비를 당부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렇게 ‘미국+서방’과 러시아의 군사 대치가 이어질수록 우발적 전쟁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는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내년 1월 은퇴를 앞둔 영국군 1인자 닉 카터 영국 국방참모총장은 이날 영국 타임스 라디오를 통해 “냉전 시대 때 양측의 긴장을 완화해주던 전통적인 외교 도구와 장치가 더 이상 없다”며 “우발적인 전쟁 발발 위험이 미국-소련 냉전시대 이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했다.

카터 총장은 “각국 정부가 제각기 다른 목적과 의제를 두고 경쟁하는 세상에서는 긴장을 유발할 위험이 더 크다”며 “정치가 폭력적인 계산 착오를 일으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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