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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섬광탄 vs 물대포·최루탄’…결국 무력충돌로 간 벨라루스 난민 사태

’돌·섬광탄 vs 물대포·최루탄’…결국 무력충돌로 간 벨라루스 난민 사태

기사승인 2021. 11. 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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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 난민들이 15일(현지시간) 쿠즈니카 국경선에 대거 모여들어 폴란드 국경경비대와 마주하고 있다. /AFP 연합
벨라루스 중동 난민 사태가 한때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연출했다. 추위와 굶주림에 지친 난민들이 돌을 던지며 월경을 시도하자 폴란드 수비대가 물대포로 맞대응에 나서면서다. 양측의 무력충돌은 더 큰 불상사를 피했지만 상황은 언제든 다시 악화할 불씨를 남겨놓았다.

독일 도이체벨레(DW)·포쿠스 온라인 등에 따르면 폴란드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벨라루스·폴란드 국경검문소인 ‘브루즈기-쿠즈니차’에서 난민들의 공격이 있었다고 공식 확인했다.

폴란드 국방부는 진입을 시도하려는 수천 명의 중동 난민들이 대치한 군인과 경비 인력들에게 돌을 던지며 도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중 일부는 벨라루스에서 공급한 것으로 추정되는 섬광탄까지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난민들은 무력을 동원해 국경 울타리에 구멍까지 뚫었다. 폴란드 수비대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물대포를 발사했다. 일각에서는 폴란드 측이 최루가스를 사용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폴란드는 해당 지역에 취재진 접근을 제한한 상태다.

실제 벨라루스 국영 매체가 찍어 공개한 영상에서는 난민들이 폴란드 경비 인력에 돌을 던지는 장면과 폴란드 국경수비대가 물대포와 섬광탄을 발사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폴란드 국방부는 이번 무력 행위를 “벨라루스의 계획된 작전”으로 규정하며 “이민자 캠프촌 후방에 위치한 벨라루스 지휘 차량이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철조망에 이주민을 배치해 카메라에 찍히게 하는 등 선전 도구로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접국인 발트 3국은 벨라루스 규탄에 동참했다.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정상들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화상회의를 가진 뒤 “정치적 목적으로 이민자를 도구화하는 루카셴코 정권의 행동을 성토한다”고 발표했다.

배후 조종설과 관련한 벨라루스 정부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은 가운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전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난민 문제를 논의했다. 두 정상의 통화는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던 지난해 루카셴코 대통령의 6선 이후 처음이다. 그러면서 루카센코 대통령은 서부 그로드노주 주지사에게 난민 수용을 위한 센터 마련을 지시했다고 현지 텔레그램 채널 ‘풀 페르보보’가 전했다.

난민들은 국경지역에서 최소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질 만큼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 춥고 배고픈 이들이 벨라루스 측 수용소로 옮겨가면 긴장은 한풀 꺾이겠지만 전체를 다 수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벨라루스 국영 통신사 ‘벨타’는 난민들을 위해 침대 2000개를 마련했고 음식은 벨라루스군 취사병들이 준비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관계국의 중재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난민이 대거 유입될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되는 독일은 국경지대에 갇혀있는 난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협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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