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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 우주왕복선 ‘부란’ 사진 공개…30여년간 먼지 뒤짚어쓴 채 방치

옛 소련 우주왕복선 ‘부란’ 사진 공개…30여년간 먼지 뒤짚어쓴 채 방치

기사승인 2021. 11. 2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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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격납고에 30여년 방치된 옛 소련 우주왕복선 '부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코스모드롬) 격납고에 22일(현지시간) 옛 소련 유인 우주왕복선 ‘부란’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방치돼 있다. 소련은 1988년 11월 15일 부란을 무인 발사해 지구 궤도를 돌고 귀환해 무사히 착륙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우주계획 자체가 폐기 수순을 밟았다. 타스 통신은 1980년대에 제작돼 30여 년간 이곳 격납고에 방치된 부란 2대의 사진을 이날 공개했다. /사진=타스·연합
옛 소련 시절 지구 궤도 비행에 성공했던 유인 우주왕복선 ‘부란’이 30여년간 카자흐스탄 내 한 격납고 안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방치돼 있는 모습이 러시아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23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코스모드롬) 근처 격납고에 보관 중인 부란 2대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의 유인 우주 프로그램 감독관인 세르게이 크리칼료프의 격납고 방문을 계기로 촬영됐다. 부란은 러시아어로 ‘눈보라’를 뜻한다.

이날 공개된 사진 속 부란 기체의 겉모습은 오랜 기간 방치된 탓에 먼지가 쌓이고 녹도 슬었지만 대체적으로 옛 형태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었다. 사진을 보도한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기체 내부에 일부 장비가 사라졌지만, 파일럿 시트나 컴퓨터 화면 등은 여전히 보존돼 있다고 전했다.

또 데일리메일은 부란의 동체에는 인공위성 등 화물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 용도로 화물칸과 큰 문이 달려 있지만, 내부에는 쓰레기만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소련은 미국과 우주개발 경쟁이 치열했던 1976년 재사용 가능한 우주 비행체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부란의 개발을 시작했다. 부란은 거대한 로켓 추진체인 ‘에네르기아’에 실려 지구 대기권을 벗어나는 방식이다. 추진 로켓은 1회용이지만, 사람이 타는 우주 비행선은 지구로 돌아와 다시 사용하려는 계획이었다.

이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우주 왕복선(스페이스 셔틀)과 거의 유사한 형태인데, 당시 기술력으로 제조 가능한 우주 왕복선의 사실상 유일한 형태였다는 분석이 많았다.

소련은 1988년 부란을 발사해 지구 궤도를 두 바퀴 돌고 다시 귀환시키는 무인 발사에 성공했다. 하지만 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우주계획 자체가 폐기 수순을 밟게 되면서, 부란의 비행은 결과적으로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됐다.

당시 제작됐던 부란 기체들은 러시아의 방치 속에 일부는 격납고 붕괴 사고로 폐기됐고, 일부는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이날 공개된 기체들은 1980년대에 제작된 뒤 격납고에서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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