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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에 ‘허위사실’ 기재한 공수처, 대검 두번째 압수수색 진행

영장에 ‘허위사실’ 기재한 공수처, 대검 두번째 압수수색 진행

기사승인 2021. 11. 2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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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허위사실 기재했으면 영장 발부 됐겠느냐"
임세진 검사, 공수처 상대로 영장청구과정 공개 요청
공수처, '이성윤 공소장 유출 의혹' 관련 대검 서버 압수수색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관계자들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과 관련한 서버 압수수색을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연합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 출국 금지 의혹 수사 과정에 외압을 가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고검장의 공소장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 26일 마무리하지 못한 대검찰청 압수수색을 재개했다.

공수처는 압수수색 과정을 두고 수사팀과 갈등을 빚어왔는데,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도 검사들에 대한 허위 사실을 기재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 과정에서의 위법 시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내용이 허위라면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을 리 만무하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는 29일 대검 정보통신과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날 압수수색에는 최 부장검사가 직접 참여했다. 압수수색 과정을 두고 절차적 위법 논란이 이어지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최 부장검사가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지난 5월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수사 외압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 고검장의 공소장 유출 경위와 유출한 ‘성명불상’의 검찰 관계자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시 이 고검장이 공소장을 받아보기도 전에 공소장 내용이 외부로 새 나가면서 공소장 유출 의혹이 불거졌다. 공수처는 이 고검장을 기소했던 수원지검 수사팀 내부에서 해당 공소장이 유출된 것이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26일 오전부터 대검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압수수색 방식과 절차 등을 놓고 대검 관계자, 참관인들과 협의를 거치느라 오후부터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그러나 야간 집행 영장을 별도로 발부받지 못해 압수수색은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한 채 7시간여 만에 끝났다.

더군다나 당시 공수처가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압수수색 대상자들에 대한 허위 사실이 기재됐다는 의혹이 일며 위법성 논란을 빚었다. 임세진 부산지검 부장검사와 김경목 부산지검 검사는 이 고검장 기소 두 달 전 파견 연장이 불허돼 원 소속청에 복귀했다. 그런데도 공수처는 이들이 파견 형식으로 수사팀에 남아있었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영장에 기재했다는 것이다. 이날 2차 압수수색에도 이 영장이 그대로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수사기록으로 제출된 수사보고서 등에 법무부의 검사 파견 및 직무대리 연장 불허에 따른 수사팀 구성원 변동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또한 ‘기소 수사팀’은 각주를 통해 ‘A고검장을 수사·기소한 수원지검 수사팀을 칭한다’고 정한 뒤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영장청구서에는 위 수사보고를 토대로 압수수색 대상자를 정리한 목록표가 기재됐으며, 이 목록표는 대상자별 사건 수사 관련성을 한 줄로 압축 정리한 것”이라며 “수사기록을 함께 검토하면 ‘기소 당시 원소속 수원지검 ○○지청 ○○부장, 수사라인, 파견’이라는 표현은 ‘기소 당시 원소속은 ○○지청이었고, 수사라인이었으며, 파견 형태였다’는 의미로 정확하게 읽힌다”고 강조했다.

한편 압수수색 대상자에 포함된 임 부장검사는 이날 공수처를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 청구 과정 공개를 요구했다. 임 부장검사는 공수처에 출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가 임의로 제시한 서류만으로는 명백하게 실수인지, 허위인지를 알기가 어려워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한다”며 “공수처가 ‘허위 수사기록으로 법원을 기망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니 열람을 통해 그 의혹을 해소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준항고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느냐는 질문에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준항고는 오늘도 압수수색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형태를 봐야 할 것 같다. 또 영장이 잘못 발부됐다는 내용은 준항고 대상이 아니라는 판례도 있어서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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