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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우 칼럼] 4차 산업혁명 로봇시대, ‘로봇티즌’ 육성해야

[이춘우 칼럼] 4차 산업혁명 로봇시대, ‘로봇티즌’ 육성해야

기사승인 2021. 12. 0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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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와 함께하는 4차 산업혁명의 의미<24>
이춘우서울시립대교수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24대학회장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 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장
은행으로부터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안내된 URL을 클릭하자 챗봇으로 연결되고, 챗봇의 질문과 요청에 따라 계좌이체 프로세스가 진행됐다. 챗봇은 서명, 비밀번호 넣기 등 고객이 할 일들을 ‘명령’(?)했다. 편리함에 감탄하면서도 고객은 생각할 일이 없어졌다고 느꼈다. 오래전 가정용 청소로봇의 시판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쇼봇, 원통형 안내로봇, 서비스로봇, 서빙로봇, 주방로봇, 배달로봇뿐 아니라 이런 챗봇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가속화할 것이다.

노동자 1만명당 산업용 로봇 보유수를 나타내는 ‘로봇밀도’는 한국이 세계 1위다. 그만큼 로봇산업 선진국이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상징되는 혁신기술들 대부분이 바이오 메디컬 헬스케어, 그리고 물리적(physical)이거나 비(非)물리적인 로봇산업으로 응축될 것으로 필자는 본다. 특히 로봇은 제조, 서비스, 환경, 문화, 교육, 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활용되고 미래사회의 거의 모든 일자리가 로봇산업에서 직·간접적으로 파생될 것이다.

로봇시대에 필요한 인적개발은 1차적으로는 로봇산업에 필요한 인력의 공급이겠지만 로봇시대에 적합한 소양을 지닌 ‘로봇티즌’의 양성도 중요해질 것이다. 로봇티즌은 필자가 만든 용어로 로봇과 협업 가능한 작업자와 소비자 그리고 기업가 등의 인간상을 뜻한다.

1970년대부터 로봇산업에 투자해온 일본은 학교와 경진대회를 중심으로 청소년 대상 로봇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다. 리츠메이칸대학은 1996년 세계 최초로 로보틱스학과를 신설했다. 미국도 카네기멜론대학 로보틱스연구소를 시작으로 1979년부터 로봇공학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로봇산업 관련 인력양성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인간-로봇 협업시스템에 맞는 ‘로봇티즌’을 양성해야 한다. 로봇은 인류가 도구를 지속적으로 혁신해 온 문명의 결과물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들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기능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형 작업도구를 인류에게 제공할 것이다. 인간과 도구(로봇)가 성공적으로 결합되려면 새로운 도구(로봇)에 적합한 인간의 역량과 마인드셋이 필요하다.

로봇은 과거 기계장비와는 달리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기반으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을 갖춘다. 이전까지는 주로 인간이 기계와 도구를 조작하는 지식과 기술을 배우고 익혔지만, 이제 인간은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장비와 협업을 해야 하므로 로봇과의 협업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그게 인적자원개발의 핵심일 것이다. 물론 미래에도 인간이 로봇 조작기술을 배우겠지만 고도화된 로봇과 협업하는 시민, 즉 ‘로봇티즌’의 양성 문제가 부상할 것이다.

근로자들이 종래 해왔던 업무 대부분을 로봇이 대체하면서 인간은 로봇의 업무지원을 받으며 로봇이 수행하기 어려운 영역, 이를테면 고도의 판단이나 의사결정, 책임과 신뢰의 가치판단과 같은 영역을 주관한다. 이에 따라 미래에는 상상과 역발상, 창의적 아이디어, 혁신과 변화, 기회포착, 기업가정신 등과 같은 ‘정신역량과 마인드셋’이 중요해지고, 안목, 통찰력 훈련, 직관 훈련 등이 주목받을 것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안목과 실행력을 의미하는 기업가정신이 특히 중요해질 것이다. 전통적인 조직에서도 창조적 파괴와 창의적 문제해결 역량이 요구되고, 직관을 주로 활용하는 기회포착과 통찰력, 결단력의 의사결정 훈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며, 가치와 의미, 원칙과 비전, 시대정신을 이야기하는 리더십이 부상할 것이다. 이제 4차 산업혁명 로봇시대의 새로운 인간상, ‘로봇티즌’을 어떻게 기를지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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