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horz | 0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왼쪽),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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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금융그룹이 명실상부한 ‘전문경영인 시대’를 열었다. 창립멤버이자 지금의 미래에셋을 만든 일등공신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다.
미래에셋증권은 6일 최현만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최초의 전문경영인 회장 승진이다.
◇금융투자업계 첫 CEO 회장…박현주 회장의 ‘믿을맨’
최현만 회장은 1997년 미래에셋 창립멤버다. 25년 동안 미래에셋그룹을 최고의 독립 투자전문그룹으로 발전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최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시작으로 벤처캐피털, 증권, 생명 등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을 두루 거치며 그룹의 성장을 견인해 왔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고객예탁자산 400조원,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자기자본 10조원을 달성했다. 1999년 12월 자본금 500억원으로 설립된 지 20년 만이다.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하면서 한국 자본시장을 넘어 글로벌 투자은행(IB)와 경쟁하고 있다.
최 회장은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심중을 가장 잘 아는 ‘믿을맨’으로 꼽힌다. 최 회장은 미래에셋그룹의 중요 이슈 때마다 유비의 제갈공명 같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회장은 1999년부터 2011년까지 신생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을 업계 상위권으로 키워냈다. 미래에셋생명으로 옮긴 뒤에는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다시 2016년 미래에셋증권으로 복귀한 뒤 대우증권과의 통합 작업도 진두지휘했다.
◇박현주 회장의 승부수… 실력과 성장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
이번 최 회장의 승진은 회사의 성장엔진을 키우려는 박 회장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은 최근 계열사에서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팀장급 평균연령이 40대 중반이 되는 등 예상을 뛰어넘은 파격 인사였다.
최 회장의 이번 승진으로 지난 계열사 인사의 형식은 세대교체였지만 실력 중심의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은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시 말해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이끌며 책임경영, 성장 중심의 조직문화를 뿌리 내리려는 박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그동안 자녀들에게 지분을 넘겨주더라도 회사의 실질적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겠다는 의중을 꾸준히 밝혀왔다. 이른바 ‘소유와 경영의 분리’다. 최 회장의 승진으로 박 회장의 구상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달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을 본격화했다. 이에 더해 이번 최 회장의 승진으로 미래에셋증권 뿐만 아니라 미래에셋그룹 각 계열사 또한 향후 전문경영인 출신 회장 체제로의 전환 가능성을 열어 놨다.
국내 경영을 도맡았던 최 회장이 승진하면서 박 회장의 향후 거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지난 2018년 회장직을 내려놓고 글로벌투자전략고문(GISO)을 맡으며 해외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각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체제를 구축해 독립경영을 강화해 가고 있다”며 “고객과 주주가치를 우선에 둔 책임경영을 통해 글로벌 사업환경 변화에 신속, 유연하게 대응하며 글로벌 IB와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약력>
△2021년 12월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회장
△2018년 2월 금융투자협회 비상근 부회장
△2016년 5월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수석부회장
△2012년 6월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수석부회장
△2007년 12월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부회장
△1999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사장
△1999년 미래에셋벤처캐피탈(주) 대표이사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주)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