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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복귀설에 흥국생명·흥국화재, 변화의 바람 불까

오너 복귀설에 흥국생명·흥국화재, 변화의 바람 불까

기사승인 2021. 12. 0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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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인사 앞두고 관심 집중
생명 박춘원, 임기만료 임박
화재 권중원, 실적부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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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금융계열사에 변화의 바람이 불까.

지난 10월 만기 출소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경영복귀설이 무르익으면서 인적쇄신을 통한 ‘이호진 체제’ 구축에 나설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이 전 회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물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5년의 취업 제한이 걸려 공식적인 직함을 달기 어렵지만 압도적 지분율로 최대주주로서의 영향력 행사에 나설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우려했던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의결권 제한 조치를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영 참여에 더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동안 태광그룹은 이 전 회장이 재판과 구속으로 10년 가까이 회사 경영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외부인재 영입을 통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러다보니 코로나19의 위기상황에서 오너의 결정권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제대로 된 대응하지 못해 실적이 뒷걸음쳤다. 변화가 절실한 이유다. 그 시작이 연말 사장단 인사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월 대표에 취임한 박춘원 흥국생명 대표의 임기 만료는 내년 3월이다. 권중원 흥국화재 대표는 임기 만료가 2023년 3월이지만 2017년 대표 취임 이후 2번의 연임으로 5년 가까이 대표직에 올라 이미 금융권 CEO들의 통상적인 임기인 3년을 다 채웠다. 둘다 연말 인사에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특히 권 대표의 임기 동안 흥국화재의 실적이 좋지 않다. 당기순이익이 2018년 504억원, 2019년 384억원, 2020년 227억원 등 계속해서 뒷걸음쳤다. 태광그룹이 흥국화재를 인수한 뒤 10명 중 9명의 CEO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되는 상황에서 5년 가까이 버텨냈지만 이 기간은 이 전 회장이 복역 중이던 시기다.

올해는 다행히 실적 반등에 성공해 3분기까지 560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지만 저축성보험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인 점이 아쉽다. 권 사장은 방카슈랑스 등 판매채널을 다각화하며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는데, 방카슈랑스의 주요 상품이 저축성보험이다. 2021년 6월 말 기준 흥국화재의 방카슈랑스 원수보험료는 11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98억원보다 69%가 증가했다.

저축성보험은 가입할 때 보험료를 한번에 납입하는 형태가 많아 보험사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에서는 현재 매출로 잡히는 저축성보험이 부채로 잡혀 향후 재무건전성 관리에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게다가 6월 말 기준 흥국화재의 RBC비율(지급여력비율)은 161.86%로 MG손해보험을 제외하고는 최하위다. 권 대표의 연임을 자신하지 못하는 이유다.

올해 취임한 박춘원 대표는 별도기준으로 3분기까지 누적 당기 순익 142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순익의 300%로 끌어올리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삼성화재 출신이지만 흥국화재와 고려저축은행 등 태광그룹 금융계열사를 두루 거쳐 내부 사정에도 능하다. 30년 이상 보험업에 종사하며 전문성까지 갖춘 보험인으로 취임 후 디지털 혁신을 적극 추진하며 흥국생명의 미래 먹거리 준비도 진행해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합류한 것이 그 예다.

흥국생명은 이호진 전 부회장이 태광그룹 금융계열사를 지배하는 데 핵심기업인 만큼 인사에 신중을 기할 전망이다. 56.3%의 흥국생명의 최대주주인 이 전 회장은 흥국생명을 통해 흥국화재(59.6%), 예가람 저축은행(12.5%)를 간접 지배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또한 고려저축은행의 지분 5.9%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태광그룹 금융계열사는 이호진 전 회장이 10년 가까이 자리를 비우면서 외부 영입을 통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왔다”면서 “하지만 내년 정기주주총회를 시작으로 이 전 회장의 경영복귀가 예상되는 만큼 인사를 통한 체제구축 작업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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