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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지분 몰래 매각하려던 FLC 회장에 거래 취소·계좌 동결

베트남, 지분 몰래 매각하려던 FLC 회장에 거래 취소·계좌 동결

기사승인 2022. 01. 1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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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반 꾸옛 FLC 그룹 회장./제공=FLC그룹
베트남 당국이 자사주를 대거 매각하려던 찐 반 꾸옛 FLC그룹 회장에게 거래 취소, 증권계좌 동결 등 선제조치를 내렸다. 꾸옛 회장이 사전에 매각 관련 정보를 보고하거나 공개하지 않고 지분을 몰래 매각해 주식시장에 혼돈과 피해를 야기했다는 지적과 함께 당국이 내릴 ‘철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VN익스프레스·뚜오이쩨에 따르면 전날 저녁 호찌민증권거래소(HoSE)는 지난 10일 꾸옛 회장의 FLC그룹 7480만주 매각 거래를 취소할 것이라 밝혔다. HoSE는 “꾸옛 회장이 사전에 매각 관련 정보를 보고하거나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주식 시장의 정보 비대칭 문제와 주가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꾸옛 회장처럼 ‘내부자’이자 대주주인 사람들을 ‘정보공개 대상’으로 지정해 주식을 매각할 경우 사전에 공시하고 당국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FLC그룹과 당국 및 현지 언론에 따르면 꾸옛 회장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룹 지분 30.3% 중 24.6%인 1억7500만주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매각 결정은 지난 5일 이뤄졌지만 당국에 신고한 것은 10일 오후, 증시 마감 이후였다. 꾸옛 회장은 이미 장중에서 7480만주를 매각한 상태였다.

매각 당시였던 10일 FLC 주식 거래량은 1억3496만주로 2013년 상장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장중 주가는 1주당 2만4100동(1263원)까지 상승했다가 2만950동(1098원)까지 떨어진 후 소폭 상승한 2만1150동(1108원)으로 마감했다. 현지매체들은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꾸옛 회장의 7480만주 매각금액은 1조8000억동(943억2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베트남 최대 골프·리조트 개발사이자 뱀부항공사의 모기업인 FLC그룹의 주가는 지난 1년동안 360% 가량 상승했다. FLC의 주가는 지난 10일까지도 5거래일 연속 상승해 1만8000동(943원)에서 2만3600동(1236원)까지 올랐지만 예상치 못한 회장의 대거 매각에 11일 장에서 1주당 1만9100동(1000원)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이날 총 1억5495만주가 거래되며 거래량 최대치도 경신했다. 페이스북 주식투자자 그룹 등에서는 “꾸옛 회장은 투자자들의 손실을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사기꾼이다” “당국이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베트남 국가증권위원회(SSC)는 11일 꾸옛 회장 명의의 모든 증권 계좌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꾸옛 회장에 대한 제재 결정을 내리기 전 단계인 셈이다. 베트남 금융투자자협회(VAFI)는 꾸옛 회장이 10일 거래로 불법적인 이익을 얻었다며 “차액을 몰수해 국가 예산으로 편입시킬 것”을 제안했다.

관련 베트남 현행법 상으론 꾸옛 회장이 내야 하는 최대 벌금은 374억동(19억5976만원)이지만 해당 법령이 개인에 대한 최대 벌금도 최대 15억동(7860만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꾸옛 회장이 10일 매각해 얻은 1조8000억동의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베트남 법조계에서는 “해당 매각으로 발생한 불법 수익을 파악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벌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사례다. 자칫 ‘적은 벌금’만 내고 주식 시장을 조작하고 불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는 나쁜 선례를 남길 것”이라 지적했다.

투자자들 역시 “꾸옛 회장은 지난 2017년에도 주식 불법 매각으로 4000억동(209억 6000만원)의 차익을 남겼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불과 6500만동(340만6000원)의 벌금만 냈다. 이번엔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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