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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직업 만족하시나요?” 설계사 이탈 가속화에 생보업계가 물었다

[취재후일담]“직업 만족하시나요?” 설계사 이탈 가속화에 생보업계가 물었다

기사승인 2022. 01. 2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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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서영_증명_웹
생명보험업계가 전속설계사 이탈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 중입니다. 협회에 따르면 손해보험사 전속 설계사 규모는 2019년말 9만5000명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10만7700명으로 1만 명이 넘게 증가한 반면 생보사 전속 설계사는 같은 기간 9만2000명에서 7만명으로 줄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생보협회가 처음으로 13개사 전속설계사 2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업 만족도 조사도 이의 일환이었는데요. 이들 설계사들의 직업 만족도는 63점. ‘사회적 평판’이 안좋아 불만족스럽다는 비율은 33%에 달했습니다. 10명 중 1명이 1억 연봉을 받는다곤 하지만 전체 설계사 중 가장 많은 비율인 26.9%는 2400만원 미만, 23%는 3600만원 미만 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2020년 근로자 1인당 평균 소득이 3828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설계사 절반가량이 이보다 적은 급여를 받고 있는 셈입니다.

설계사 이탈 배경에는 업계간 설계사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이 컸습니다. 일부 회사들은 설계사에 대한 인센티비를 높여 대거 영입해 가거나, 자회사로 법인보험대리점(GA)를 만들어 자사 전속 설계사를 없앤 것도 배경이 됐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생보사의 상품 구조가 손보사보다 무겁고 어렵기 때문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생보사는 종신이나 연금 등 사망에 따른 보장을 하는 반면 손보는 자동차나 상해, 어린이보험 등 생보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손해 보장을 하고 있죠. 최근 금융 소비자들의 종신 보험에 대한 인식 변화도 큰 이유로 작용했습니다. 고령화로 인해 사망 이전에 보장을 받는 게 낫다고 판단해 생보의 꽃이던 종신보험의 수요가 줄어든 탓입니다. 과거에는 사망 이후 남겨진 자식들에게 보험금을 남기자는 인식이 컸다면 최근에는 죽기 전에 재산을 불려 자식에게 나눠주거나 사망 이전에 혜택을 보려는 성향이 강해졌다는 분석입니다.

과거 생보와 손보사간 벽이 허물어진 것도 생보사의 추락 요인으로 꼽힙니다. 2008년 생보 설계사와 손보 설계사가 상대방 보험상품을 팔 수 있도록 허용한 교차 모집제도가 대표적입니다. 당시에도 설계사들은 큰 수수료 수입이 나오는 생보사의 연금, 종신 변액보험보다 상품 구조가 쉽고 판매가 수월한 손보사 상품을 선호했죠. 특히 2020년을 기점으로 생보 설계사와 손보 설계사 규모가 역전되면서 생보업계의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설계사의 이탈이 심할수록 피해를 보는 건 가입자입니다. 설계사의 이탈로 이관 계약이 되거나 이관이 되지 않아 ‘고아계약’으로 남는 경우도 많아 자신이 가입한 보험을 관리받지 못하는 가입자들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협회 측에서도 생보사의 상품 경쟁력이 손보사보다 떨어진다는 인식 하에 해결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생보업계가 설계사의 이탈을 막고 가입자를 끌어올 수 있는 상품과 처우 개선 등에 대해 묘책을 제시할지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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