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국 현대차·기아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이 고(故) 이찬희 책임연구원의 극단적인 선택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21일 박 사장은 현대차 연구소 임직원들에게 ‘연구소 임직원분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남겼다. 박 사장은 글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제 3의 외부기관을 통해 연구소 내 비상식적인 업무 관행을 포함한 조직문화 실태 전반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고 신속하고 투명하게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며 조직문화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글을 통해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한 안타까운 사안으로 많은 분들에게 우려와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무엇보다 故 이찬희 책임연구원의 안타까운 죽음을 가슴깊이 애도한다”고 적었다. 이어 “유가족분들과 직원 여러분들께 1년여 간 지난 지금도 충격과 상심이 크게 남아있는 것에 대해 어떠한 위로의 말로도 다 헤아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일에 대해 본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일할 맛 나는 직장 조성을 위해 현장 전체를 다시 한번 꼼꼼히 점검하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신뢰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본부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 사장은 “다시 한번 진심으로 애도와 사과를 드리며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상호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차는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에 근무 중인 이찬희씨가 지난 2020년 9월 7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가 기업 조직문화 때문이라는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금까지 이 책임연구원의 극단적인 선택은 조직문화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언론보도로 사건이 재조명 받자 현대차 내부에서 책임자 처벌을 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실제로 지난 17일 현대차 창사 이래 처음으로 현대차 남양연구소 설계 1동 앞에서 60여명의 직원들이 촛불 집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