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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 LX세미콘 손보익號, 포트폴리오 다변화 ‘숙제’

‘역대급 실적’ LX세미콘 손보익號, 포트폴리오 다변화 ‘숙제’

기사승인 2022. 01. 2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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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1조8847억 '역대 최대'
핵심 부품 DDI가 실적 대부분 차지
상승세 이을 새 먹거리 육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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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익 LX세미콘 사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사세에 셈법이 복잡해졌다. LG로 부터 분리되며 LX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떠올랐지만 매출 대부분이 전방산업에 연동되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에서 나온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한 손 사장 앞에 새로운 미래 먹거리 확보라는 숙제가 놓였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8847억원, 영업이익 3846억원을 거둔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하면 매출은 62.2%, 영업이익은 308.2% 개선된 수치다. 전망치가 현실화 되면 LX세미콘은 그룹 편입 첫해부터 창사 최대 실적을 내게 된다.

LX세미콘은 시스템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로, 디스플레이 패널을 구동하는 핵심 부품인 DDI가 주력 제품이다. 지난해 5월 LG그룹에서 독립해 LX그룹으로 편입, 6월에는 사명을 과거 실리콘웍스에서 변경하며 진열을 정비했다.

LX세미콘의 호실적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정보기술(IT) 기기 등의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수요가 늘면서 DDI 품귀 현상이 빚어졌고 이로 인한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DDI는 지난해 3분기 기준 LX세미콘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한다. 실제 2019년 5.4%그쳤던 LX세미콘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8.1%로 증가했고 올해 3분기에는 20.9%까지 치솟았다.

시장은 올해도 LX세미콘의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가 고객사 다변화를 통한 OLED TV 패널 생산량 확대에 나서고 있는 데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OLED 패널 수요 증가세가 가파를 것으로 전망돼서다. 특히 삼성전자가 OLED TV 출시와 관련해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을 채택하는 경우 LX세미콘의 수익성도 또 한 차례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손보익 LX세미콘 사장은 가파른 실적 상승세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매출 비중이 높았던 DDI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 육성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특히 손 사장은 지난 2020년 LG그룹 임원 승진 인사에서LX로 계열 분리된 5개 회사(상장·비상장 포함) 가운데 유일하게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만큼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LX세미콘의 DDI 매출 비중은 2017년 80%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오르면서 현재는 90%에 육박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76.8%였던 DDI 매출 비중은 2017년 84.5%, 2018년 83.9%, 2019년 83.4%, 2020년 86.4%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DDI는 전방산업인 디스플레이 패널 경기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 현재는 디스플레이 업황 호조세에 따라 LX세미콘 또한 수혜를 누리고 있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다. 손 사장이 DDI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벗어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LX세미콘은 각종 장치를 제어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차세대 반도체로 일컬어지는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기술 등을 확보하며 종합 반도체 설계 업체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0월에는 LG화학으로부터 일본 방열소재 업체 ‘FJ 컴포지트 머터리얼즈’ 지분 약 30%를 인수했으며, 12월에는 LG이노텍으로부터 SiC 반도체 소자 설비와 특허 자산을 인수했다.

LX세미콘은 신사업 확장을 위한 인력 충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X세미콘의 직원수는 2020년 말 1026명에서 3분기 말 1225으로 9개월 만에 200명 가까이 늘었다. 다만 신사업 대다수가 당장 수익성을 내기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LX세미콘 관계자는 “가전 및 자동차용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는 등 신규 분야에 투자해 다양한 미래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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