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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뻥튀기 악습 中 지방 정부, 올해도 답습

통계 뻥튀기 악습 中 지방 정부, 올해도 답습

기사승인 2022. 01. 2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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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개 성시 성장률 목표 6.4%, 중앙 5%보다 높아 조작 가능
경제 통계를 조작하는 중국 지방 정부들의 악습은 국제적으로 유명하다. 서방 세계의 내로라하는 경제 분야 싱크탱크들이 최근 각종 연구를 위해 이들의 통계를 참고는 하면서도 전적으로 믿지는 않는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 실제로 이 통계를 곧이 곧대로 믿을 경우 솔직히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을 추월하는 것은 2035년이 아닌 수년내가 된다고 봐도 크게 무리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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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성은 올해 중국 지방 정부 중에서 가장 높은 9% 전후의 성장률 목표를 내걸었다. 만약 달성하지 못할 경우 통계 조작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하이난성 자유무역항의 전경이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올해 역시 이 악습은 여전히 답습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 보인다. 전국 29개 성시(省市) 및 자치구들이 최근 속속 발표한 경제성장률 목표가 평균 6.4%로 중앙의 목표치 5% 이상보다 최대 1.4%P 높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25일 전언에 참고하면 한마디로 지방 정부들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중앙의 질책이 두려워 통계 조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경제신문 기자 출신인 광둥(廣東)성 선전의 사업가 X 모씨는 “지방 정부들의 통계 조작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내 경우는 기자 생활을 한 10여년 내내 그런 악폐를 목격해왔다. 지금이라고 고쳐질 까닭이 없다”면서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사실 올해 중국 경제는 만만치 않은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비관적인 요인들이 그야말로 줄을 선 채 성장의 발목을 잡으려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GDP의 4분의 1 이상에 기여하는 부동산 산업이 폭망 직전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헝다(恒大)그룹을 비롯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최근 줄줄이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사실만 봐도 좋다. 여기에 금세기 들어 전체 경제를 견인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 대한 당국의 규제도 간단치 않다. 초, 중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당국이 과외 금지 조치로 인해 사실상 대부분 기업들이 도산 위기에 내몰린 사교육 시장의 현실 역시 거론해야 한다. 당국이 5% 이상의 성장 목표를 내건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방 정부들은 당국을 비웃듯 베이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5.5% 이상의 성장률을 목표로 내걸었다. 심지어 하이난(海南)성은 9% 전후 성장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경우 통계 조작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수준이 아닌가 보인다. 이로 보면 확실히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항간의 시쳇말은 불후의 진리가 아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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