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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여성개발원, 조계종서 독립 결정...“기회되면 다시 같이 하고 싶다”

불교여성개발원, 조계종서 독립 결정...“기회되면 다시 같이 하고 싶다”

기사승인 2022. 01. 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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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원, 조계종 포교원의 정관 원상회복 대신 독립 결정
"그간 포교원의 배려에 감사...한국불교 전체를 위해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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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여성개발원은 2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불교여성개발원 건물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계종 포교원 포교단체 해지와 관련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부득이하게 독립을 결정하게 됐지만, 기회가 되면 조계종과 다시 좋은 관계로 돌아가고 싶다.”

김선옥 불교여성개발원(이하 개발원) 원장은 2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계종 포교원 산하로부터 독립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안타까움을 이같이 드러냈다.

앞서 2018년 10월 개발원은 이사회에서 추대한 김외숙씨를 원장으로 선출하기 위해 이사장 주재로 이사회를 개최했으나 당시 이사장이었던 지홍 스님의 불참으로 이사회가 무산됐다. 5개월가량 원장이 공석으로 비게 되자 개발원은 2019년 3월31일 이사장 허락 없이 이사회를 진행, 김외숙 원장을 후임으로 선출하고 정관 변경을 했다.

이에 조계종 포교원은 지난해 12월 개발원이 2019년 당시 이사장 허락없이 통과된 정관을 기존의 것으로 되돌리지 않으면 오는 28일부터 포교단체에서 해지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개발원이 포교단체에서 해지되면 △대한불교조계종 명칭 사용 불가 △종단의 각종 지원 중단 △해당단체 임원 등 종단 내 활동 불가 등의 제한이 발생한다.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개발원은 포교원의 방침을 따르는 대신 종단에서 독립하는 길을 선택했다.

김 원장은 “그간 개발원을 위해 포교원이 제공한 배려와 공헌에 감사드린다”면서 “개발원 정관을 2019년 이전으로 원상회복한다는 의미는 지난 3년간의 개발원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고 개발원의 창립 취지와 엇나가는 것이라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개발원 정관은 자율적인 재가여성불자단체로서 존립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정”이라고 덧붙였다.

집행부가 독립 결정에 이르기까지 불교여성개발원 내부에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일부 회원들은 종단 독립에 반대해 따로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일반회원 중에서는 더는 조계종 신도가 아니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개발원 독립에 반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독립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한국불교 전체와 여성 불자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개발원 설립 취지를 근거로 들었다. 개발원은 지금도 포교단체 해지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고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개발원은 종단 독립이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면이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포교원 산하단체로 있을 때보다 독립했을 때가 한국불교에 더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발원 2대 원장을 지닌 김인숙 전 원장은 “사회에 나가보면 개신교 등에 비해 불교단체의 위상은 너무나 약하다”면서 “우리들끼리 다투기보다 모든 불교종단이 큰 울타리에서 발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대련 부원장은 “애초에 조계종이 아닌 다른 불교종단 신도지만 불교 내 여성전문인으로 봉사해달라고 권유받아서 개발원에 참여한 사람도 있다. 앞으로도 개발원의 설립 취지대로 부처님의 법의 사회적 실천에 헌신하겠다”며 새 출발의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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