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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펀치] 국민덜박 죄인덜박

[아투 유머펀치] 국민덜박 죄인덜박

기사승인 2022. 04. 2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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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객원논설위원
아투유머펀치
옛날 어느 한 고을의 부잣집 안채에 도둑이 들었다. 도둑은 애초에 젊은 과부 마님에게 흑심이 있어서 대낮에 기습했으나 여인이 없는 빈방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 도둑은 비싼 옷가지를 주섬주섬 챙겨서 대문 밖을 나서다가 마침 바깥에서 돌아온 젊은 과부와 마주쳤다. 여인은 “도둑이 내 옷을 훔쳐간다”고 소리치며 뒤따랐는데 도둑은 외려 사람들이 많은 저잣거리로 향했다.

“도둑놈 잡아라”라고 외치는 여인네 목소리와 앞선 남정네 잰걸음에 사람들의 시선이 모였다. 그때 도둑이 갑자기 뒤돌아서 호통을 치는 게 아닌가. “다른 놈과 서방질을 한 주제에 옷을 내놓으라니...내가 그 짓거리 하라고 네X에게 옷을 사줬나.” 도둑의 능청스러운 말에 상황은 일시에 역전되었다. 남자를 동정하고 자신을 경멸하는 눈길에 일일이 변명도 못한 채 여인은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 빵가게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섰는데 새치기로 눈총을 받던 한 남성이 염치없이 방귀까지 날렸다. 마침 뒤에 서있던 여성이 잔뜩 찌푸린 얼굴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제야 뒤돌아선 남성의 짜증 섞인 훈계에 여성은 말문이 막혔다. “소리를 들었다면 당신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은 것이고, 냄새를 맡았다면 쓰고 있는 마스크가 불량입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속담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법안 처리를 위해 꼼수와 편법까지 동원했다. 온갖 무리수를 두며 법안을 밀어붙이는 이유는 뻔했다. 문재인 정권의 대형비리에 대한 검찰수사를 원천봉쇄하겠다는 속셈을 모르는 국민이 없었을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법안을 주도하는 강경파들이 검찰의 수사대상인 피의자들이라는 것이었다.

‘도둑이 포졸을 없애려는’ 입법 시도라는 지적이 나온 이유였다. 폭주하는 민주당에 대한 우려와 무력한 국민의힘에 대한 탄식이 높았다. 국정문란 입법농단 후안무치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그런데 ‘검수완박’ 강행과 항전의 대치정국은 국회의장의 이른바 ‘검수덜박’ 중재안으로 봉합됐다. ‘검수야합’이란 비판이 많다. 이제 ‘국민쪽박’과 ‘죄인대박’의 항변도 ‘덜박’이란 변명으로 퉁칠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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