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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보폭 넓히는 구본준…조카 구광모와 시너지 낼까

반도체 보폭 넓히는 구본준…조카 구광모와 시너지 낼까

기사승인 2022. 05. 1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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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반도체 필요' LG와 공통점
반도체 협업 공고화 가능성
'내부거래'로 비춰질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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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주)LG 회장(왼쪽),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LX그룹이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전 참가로 반도체 사업 확장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내면서 LG와의 협업이 더욱 공고해 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LX와 LG가 최근 집중하는 사업을 들여다보면 결국 ‘차량용 반도체’라는 공통분모로 귀결된다.

LX는 반도체 사업 확장을 위해 차량용 반도체 사업이 필요하다. LG는 전장 사업 확장을 위해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가 필요하다. LX가 매그나칩을 인수하려는 것, LG전자가 부품에 쓸 반도체를 직접 만들기 위해 최근 반도체 설계 인증을 진행한 것이 같은 맥락으로 읽히는 이유다.

LG반도체 대표, LG전자 부회장을 지내며 LG 그룹의 반도체 사업을 주도했던 구본준 LX홀딩스 회장과 취임 후 전장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대한 공감대가 있을 것이라는 점도 양측의 협력을 전망하는 이유다.

1999년 정부 주도 반도체 빅딜로 LG반도체를 통째로 현대전자에 넘기는 쓴 경험을 한 구본준 회장에게 반도체 사업 확장은 중요하다. 그룹 캐시카우로 전장 사업을 찍은 구광모 회장에게도 반도체 수급은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반도체를 키우려는 삼촌과 전장을 키우려는 조카의 협력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지난 17일 매그나칩 매각 주관사인 미국 JP모건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같은 날 LX세미콘은 차량용 반도체 설계 기업 텔레칩스 지분(10.93%, 약 268억원) 취득도 결의했다.

LX세미콘이 매그나칩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기존 사업인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구동칩(DDI) 사업을 확장하는 것과 동시에 차량용 반도체로 사업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다.

TV·스마트폰용 DDI 분야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점유율 2위인 매그나칩은 자동차용 전력 반도체 분야에서도 10년 이상 노하우를 쌓았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매그나칩의 차량용 반도체 사업도 성장세다.

LG전자는 전장사업 확장을 위해 반도체 내재화를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초 독일 시험 인증 전문기관인 TUV 라인란드로부터 ‘ISO 26262’ 인증을 받아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ISO 26262는 차량에 탑재되는 전기 전자 장치의 시스템 오류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한 자동차 기능안전 국제표준규격이다.

업계는 LX가 차량용 전력 반도체를 중심으로 LG와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LX세미콘의 매출 70% 가량이 LG디스플레이로부터 나올 만큼 이미 양사의 반도체 협력은 공고하다. 여기에 LG전자가 LX세미콘과 매그나칩의 설계역량, 생산시설 등을 활용해 차량 반도체의 안정적인 내재화를 추진하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DDI로 다져온 협력관계를 차량 반도체로 이어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두 그룹의 협력이 내부거래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당분간 협업을 강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LX그룹은 이달 초 공정거래위원회에 LG그룹으로부터의 계열분리를 신청했다. 계열분리가 이뤄지면 공정위는 향후 3년 동안 LX와 LG 간의 거래를 들여다보기 때문에, 두 그룹의 거래 비중을 낮추는 것이 LX의 숙제다.

또 다른 관계자는 “LX세미콘, LX판토스 등이 매출 60~70%를 여전히 LG에서 올리고 있다. 당분간은 협력을 더 강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LX가 외형을 확장해 기존 LG 매출 비중을 상대적으로 줄이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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