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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대부분 하락…자사주 소각 ‘약발’도 안 통하네

주가 대부분 하락…자사주 소각 ‘약발’도 안 통하네

기사승인 2022. 05. 2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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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 공시 후 평균 3.7%↓
디씨엠, 소각에도 주가 부진
거시환경·실적부진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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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를 띄우는 수단인 자사주 소각도 ‘약발’이 다 한 모습이다.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은 통상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뤄지지만 불안정한 거시 경제 상황과 부진한 실적 전망이 주가를 붙잡고 있다. 특히 자사주 매입은 잠재적 물량으로 남아있는 반면 소각은 유통 물량을 줄여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방식인 점을 고려하면 기업들의 적극적인 부양 노력에도 주가는 응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자기주식 소각 결정 공시 건수는 12건이다. 자사주 소각을 공시한 회사들의 주가는 공시일 대비 현재까지 평균 3.7% 하락했다.

자사주 소각 약발이 안 먹혔던 곳은 디씨엠이다. 디씨엠의 주가는 공시일 대비 지난 20일 21% 하락했다. 디씨엠은 지난달 22일 95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공시 직후 이틀 연속 4.84%, 13.63% 하락했다.

이밖에 자사주 소각을 공시한 메리츠금융지주(-9.6%), KB금융(-4.8%), 다올투자증권(-4.3%), 하나금융지주(-3.7%), 드림텍(-3.6%) 등도 주가가 다소 부진하다. 신한지주(4.8%), 한국철강(1.5%), 메리츠증권(1.4%) 등이 공시일 종가보다 높은 주가 수준을 형성하는데 그쳤다.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기업의 주가 등락률과도 큰 차이가 없다. 임직원 성과급 지급 목적 외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공시한 기업의 경우 주가가 공시일 대비 평균 3% 가량 하락했다. 일성신약(11%), 신원(9.6%) 등 상승한 곳도 있지만 셀트리온(-22.5%), 한올바이오파마(-13.9%), 이마트(-9.3%) 등도 일시적 주가 상승 이후 다시 약세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 총수가 줄어들어 한 주당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배당과 더불어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주가가 부진한 것은 거시 환경 문제와 실적 둔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는 미국 등 주요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잇달아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코스피지수도 올해 11.36% 하락했다.

또 기업 실적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점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 등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원자재 가격을 급등시키고 있어 기업의 비용 증가와 이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1분기 원자재 비중이 높은 건설업종과 기계업종 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42%, 11.98% 줄었다.

대내외 악재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앞으로도 기업들의 주가 부양 노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데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늘었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늘어난 개인투자자의 주주환원 정책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소각이 자사주 매입보다 주가 부양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자사주 매입 후 소각 공시도 확인하고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자사주 매입은 일정기간 보유한 뒤 자금 조달을 위해 장내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소각되지 않은 주식은 오히려 잠재적인 매도 부담 물량으로 남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장 전반이 좋지 않아서 주가 부양 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꾸준히 하는 기업이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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