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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준봉쇄된 베이징, 인내 한계의 설상가상

코로나19로 준봉쇄된 베이징, 인내 한계의 설상가상

기사승인 2022. 05. 23.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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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에 한번 꼴 코로나19 검사에 폭염과 꽃가루까지 덮져
가혹하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만큼 지독한 중국 당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그에 따른 통제로 인해 사실상 준봉쇄된 베이징이 완전히 설상가상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2200만명의 시민들이 이틀에 한번 꼴로 핵산(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에서도 모자라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과 꽃가루로 불리는 이른바 류쉬(柳絮)의 내습으로 그야말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이 단체로 완전 카오스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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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차오양구 왕징(望京)의 주민들이 23일 오후 이틀에 한번 꼴로 실시되는 핵산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달랑 1초에 불과한 검사를 받으려면 아무리 빨라도 1시간은 기다려야 한다. 이들은 폭염과 꽃가루의 내습도 견뎌야 한다./베이징=홍순도 특파원.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의 23일 발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부터 이날 3시까지 24시간 동안 발생한 베이징의 코로나19 감염자는 63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유의미한 감소세가 나타났다고 하기 어렵다. 지난 1개월여 동안 강력하게 추진해온 통제 정책을 완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도 위건위와 베이징 방역 당국은 그럴 생각은 전혀 없어 보인다. 이는 전체 시민들에 대한 핵산 검사를 하루 걸러 계속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사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당연히 시민들이 느끼는 피로도는 인내의 한계에 이르고 있다. 당국에 대한 불만 역시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해야 한다. 언제 상하이(上海)시에서 발생했던 집단 반발 움직임이 행동으로 나타날지 모른다고 해도 좋다. 60대 초반인 차오양(朝陽)구 주민 쑹이란(宋亦蘭) 씨가 “남편과 하루 걸러 집 근처의 검사소에서 핵산 검사를 하고 있다. 한달 사이에 무려 15번 정도 한 것 같다. 이건 너무하는 것 아닌가. 더구나 요즘은 폭염에 꽃가루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검사를 받으려고 길게 줄을 선 채 1시간 가까이 기다리다 보면 노약자들이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화가 많이 난다”고 공공연하게 불평을 토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현재 중국 전역의 코로나19 상황은 상당히 많이 좋아지고 있다. 전국 31개 성시(省市) 및 자치구 등에서 연일 1000명 미만의 감염자가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상하이의 경우는 확연하게 좋아지고 있다. 이 상태로 갈 경우 진짜 6월 1일부터는 봉쇄의 완전 해제도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베이징은 정 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시민들이 인내의 한계를 보이는 것은 괜한 게 아니라고 단언해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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