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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정치발전 토대가 된 선거제도 다룬 책 출간 화제…최용훈 교수 “타 국가 의회정치제도 계속 연구하고 싶다”

스위스 정치발전 토대가 된 선거제도 다룬 책 출간 화제…최용훈 교수 “타 국가 의회정치제도 계속 연구하고 싶다”

기사승인 2022. 05. 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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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고시 수석합격…70주년 맞은 국회도서관이 수여하는 최우수 이용직원으로 선정돼’
국회 의정연수원 최용훈(이사관)교수

여야 교체에 이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 치열한 선거운동이 진행되는 가운데 협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로 장기간 정치안정을 이룩하고 강소국이 된 스위스의 선거제도를 상세하게 다룬 책이 발간돼 주목을 끌고 있다.


국회 의정연수원 최용훈(이사관)교수가 집필해 이번에 발간한 ‘스위스 선거제도의 이해’(한국학술정보)는 스위스 정치발전의 토대가 된 스위스식 선거제도를 구체적이고 소상하게 소개하고 있다. 

2016년부터 2년간 스위스에 위치한 국제의회연맹(IPU)에 근무한 최 교수는 다민족 다언어 국가임에도 스위스가 1848년 연방 창설 이후 장기간에 걸쳐 정치적 안정을 이룬 가운데 유럽의 강소국으로 성장해 온 데 주목하고 스위스 정치제도의 특성을 연구해 왔다. 

최 교수는 그간의 연구결과를 집대성하여 올해 초 ‘스위스 연방의회론’과‘스위스 직접민주주의의 이해’라는 두 권의 책을 출간한 데 이어 스위스 정치제도 연구의 완결판으로 ‘스위스 선거제도의 이해’를 펴낸 것이다.   

2000년부터 2003년까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일한 최용훈 교수는 당시 ‘달라진 정치관계법’을 공저로 출간한 바 있다. 

이번에 발간한 책은 이러한 공직생활을 토대로 비교법적 측면에서 상세한 데이터와 근거를 제시하면서 스위스 선거제도와 정당제도를 서술했다. 이번 책에서는 앞서 발간한 두 권의 책들과 달리 112개의 도표와 53개의 그림을 450쪽에 걸쳐 본문에 게재해 관련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스위스의 연방, 26개 칸톤, 2148개 코뮌의 서로 다른 3단계 행정체제에서 실시되는 선거제도의 주요 양상, 즉 재외국민과 외국인의 참정권 허용수준, 후보자명부 작성, 선거운동 방법, 투표용지별 기표방법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또한 하원과 상원의 선출방식 변천, 의석배분 과정, 제네바 칸톤의 선거사례를 제시했고, 1848년부터 2019년까지 주요 연도별 연방선거 결과를 기술했다. 또한 선거제도의 한 축인 스위스 주요 정당과 군소 정당의 역사, 정강정책 등을 상세하게 기술했다. 

최 교수는 “스위스 유권자들이 투표일에 투표소를 찾아 투표하기 보다는 우편투표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있다”며 “1960년대부터 칸톤 차원에서 도입되어 1990년대 연방 차원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된 우편투표는 투표일 3~4주 전부터 투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사전투표인 셈인데, 90% 이상의 스위스 유권자가 이를 활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 교수는 스위스가 전자투표를 안착시키기 위해 지난 20여년간 300차례 이상 전자투표를 시범적으로 실시했지만, 2019년 하반기에 보안 및 경제성 문제로 중단된 점을 지적했다. 2000년대부터 연방과 칸톤의 협의 아래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전자투표가 향후 정착화되어 유권자가 수용하기까지는 시간적, 기술적, 경제적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과 전자투표의 한계로 인해 앞으로도 유권자가 우편투표를 더 선호할 것이라고 최 교수는 덧붙였다. 
   
최 교수는 “스위스 정치는 ‘연방주의’ ‘협의민주주의’ ‘직접민주주의’라는 세 가지 축을 특징으로 하는데, 국민투표라는 직접민주주의를 통해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도의 개편이 이루어진 것”이라면서 스위스도 1848년 연방 창설 당시에는 다수대표제 방식으로 하원의원을 선출했지만 1918년 국민투표를 통해 비례대표제로 변경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특히 “스위스에서 이러한 선거제도의 개편은 순탄하지 않았고, 세 번의 국민투표를 통해 70년만에 선거제도가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하원선거에서 비례대표제 도입 이후 지금까지 스위스 정치체제는 주요 4개 정당 중심의 안정적인 다당제 운용방식으로 이어졌고, 이는 스위스식 합의제 정치문화가 정착되었으며 이는 스위스 정치안정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위스 선거제도의 변화는 상당한 시간 속에 국민의 의지와 기성 정치권의 타협을 통해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향후 우리나라 선거제도 개편을 고민하는데 스위스식 정치제도가 비교법적으로 많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선거구제 개편 등 정치제도 개혁은 쉽지 않지만 국민적 합의와 관심을 토대로 정치권에서 양보하며 타협하면 합리적인 정치제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주 영생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입법고시에 수석합격한 최용훈 교수는 올해 개관 70주년을 맞은 국회도서관이 수여하는 최우수 이용직원으로 선정될 정도로 국회도서관을 자주 찾는 학구파 공무원으로서, 향후 여건이 허락한다면 다른 국가의 의회정치제도를 계속해서 연구하고 싶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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