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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훈환 韓골프장경영협회 부회장 “규제 풀고 공급 늘려 이용료 잡아야”

[인터뷰] 김훈환 韓골프장경영협회 부회장 “규제 풀고 공급 늘려 이용료 잡아야”

기사승인 2022. 05. 2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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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환 골프 부회장 인터뷰
김훈환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부회장이 성남 분당의 한국골프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현우 기자 cjswo2112@
골프 산업이 전반에 걸쳐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골프장 부킹은 회원제·대중제를 가리지 않고 ‘하늘에 별 따기’다. 그 결과 골프장 이익이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최근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각 골프장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률(제주도 제외)은 39.7%로 2020년보다 7.9%p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보다는 17.2%p나 높아졌다. BC카드 인공지능(AI) 빅데이터본부의 분석에 따르면 골프(골프장·골프연습장·스크린골프·골프용품 등) 관련 매출은 매년 꾸준한 오름세로 2019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연평균 17.6% 증가했다.

문제는 이렇게 골프업계가 사상 최대의 호황기이지만 그린피와 부대비용 등은 갈수록 비싸지고 있다. 국민 여론은 좋지 않다. 국회는 그린피 관련법 발의에 팔을 걷어붙이며 압박에 나섰다.

골프장 업계를 이끌고 있는 중심축인 한국골프장경영협회는 현 상황은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김훈환(61) 협회 부회장은 “그린피 인상에 골프장 인식이 안 좋아져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악화하는 여론을 바꾸기 위해선 큰 그림에서 규제 등을 과감히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남 분당에 위치한 한국골프회관에서 김 부회장을 만나 2022년 한국 골프장이 처한 현실과 미래 비전 등을 들어봤다.
김훈환 골프 부회장 인터뷰
김훈환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부회장이 성남 분당의 한국골프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현우 기자 cjswo2112@
-협회는 어떻게 구성되고 골프장 산업 발전을 위해 무슨 일을 하는가
“협회는 206개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고 이들의 이익을 대변한다. 회원제 골프장이 대다수지만 대중제 골프장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회원제와 대중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이슈라든지 해결 과제들은 차이가 있다. 그런 차이 때문에 협회에서도 상당히 조심스럽게 양쪽을 다 대변하고자 큰 틀에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려고 한다.”

-업계가 호황인 중요한 시기인데
“대중제 골프장을 중심으로 그린피가 너무 많이 오르고 있다. 여론도 안 좋고 우리들도 힘들다. 골프장 영업은 잘 되고 있지만 거기에 따른 문제들이 발생해 국민들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다 보니 정부나 국회에서 법률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규제가 된다. 협회로서는 골프장을 원활하게 경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규제 없이 자율적으로 경영이 될 수 있는 쪽으로 협회가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협회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가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첫째 과제는 회원제 골프장에 부과되고 있는 불합리한 조세 제도다. 특히 50년 전 유신시대 때 만들어졌던 개별소비세가 있다. 그때는 특별소비세라고 했는데 형평성과 지역 간 갈등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골프는 스포츠의 한 종목인데 회원제 골프장에만 개별소비세가 부과된다. 이걸 없애야겠다는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어떤 점이 형평성에 어긋나는가
“회원제 골프장에 중과세되는 재산세율이 4%다. 이 탓에 2016년부터 회원제 골프장은 단 한 곳도 늘어나지 않았다. 또 2016년부터 작년까지 134개가 대중제로 전환했다. 회원제로 영업하기가 힘들다는 방증이다. 그 비중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게 세금 문제다. 불합리한 세금 문제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시대 상황에 맞다. 50년 전에는 골프가 호화·사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 맞았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성인 36%가 공을 친다고 나왔다. 반면 사치성이라는 인식은 72%가량이던 게 올해 36%로 줄었다. 골프가 대중 스포츠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데 세금 부분은 그대로다. 한국인 10명 중 한 명은 골프를 치는 시대다. 몸에 맞게 옷을 입혀줘야 된다.”

-실제 2030세대인 MZ세대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젊은 세대들이 들어오고 해외 나가던 분들이 국내에서 공을 치면서 정말로 수혜 업종이 됐다. MZ세대들이 왜 골프에 열광할까. 코로나19 시대에 다른 레저들이 위축된 반면 비교적 안전지대인 골프장으로 몰린 측면이 없지 않다. 주 52시간으로 여가 시간이 많아진 것도 요인이다. 여러 가지가 복합돼 만들어진 호황이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수요가 넘치다 보니 대중 골프장을 중심으로 해서 가격들이 너무 오르고 있다. 또 수요가 수도권이 아닌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으로 확대되다 보니까 부킹이 잘 안 되는 현상이 빚어진다. 그린피가 비싸니까 여론들이 안 좋은 건 사실이다. 국회든 정부든 대응하기 위해 입법하고 그런 과정에 있다.”

-해결책은 있나
“전국에 군 골프장까지 합하면 570개 정도가 있다. 이중 우리 협회 소속은 회원제 중심으로 200개 남짓이어서 온도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점을 감안하고 지금 골프장들이 안 좋은 여론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될 거냐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이 현상이 계속 갈 거냐가 궁금하다. 예상할 수 있는 거는 코로나19 이전 연 220만명이 빠져나간 해외여행이 회복될 거다. 엔데믹(코로나19 종식)이 되면 해외로 많이 나갈 거고 테니스 등으로도 전환도 될 거다. 그래서 우리는 향후 골프인구가 줄어들 거라고 예상한다. 물론 과거처럼 회원제가 60% 이상 적자에 허덕이거나 하는 상황은 맞지 않을 것 같다. 코로나19가 오기 전 내장객은 10~15% 정도 상승 곡선이었다. 그렇게 상당 부분 골프 인구가 빠져나가면 오히려 안정돼 갈 것이다. 부킹이 안 되니까 불평도 많고 수요가 많으니까 급격하게 비용이 오르고 하는 현상들이 있었다. 즉 궁극적으로는 차차 안정세로 가지 않겠느냐고 본다.”

-그래도 골프장 이용료가 많이 오르긴 올랐다
“근본적으로 회원제 골프장들이 고비용 구조이기는 하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한다. 남보다 더 고급스럽게 꾸미는 작업 등이다. 근래 그린피를 올릴 만한 요인도 생겼다. 자제 값과 주 52시간 시행으로 인력을 더 많이 써야 되는 상황들이다. 회원제는 그런 정도로 그린피 인상 요인을 반영했는데 대중제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틈타 엄청나게 올렸다. 보통 4-5만원 차이가 나야 되는데 비슷하거나 더 받는 데도 생겼다. 이걸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없다. 회원제와 대중제 골프장들은 온도차가 너무 크다. 회원제는 운영위원회가 있어서 마음대로 못 올린다. 협회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고 고민이다. 회원제의 경우 중과세 하고 있는 걸 일반 과세해서 재산세 4%를 낮춰주면 그린피도 팍 내려온다.”

-이른바 ‘객단가’가 오르는 다른 요인들은 없나
“골프장은 탄력성이 부족하다. 최근까지 펀드 자산운용사들이 골프장들을 많이 샀다. 그런 분들은 골프장 운영에 관심이 있지 않다. 투자를 해서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골프장 운영이 되다 보니까 그린피 인상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골프장 인수합병이 정점에 올라갔다. 이제는 투자한 거 팔고 나가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골퍼들 입장에서는 좋은 측면이다. 골프장이 투자 대상이 돼 업계가 움직이는 현상은 득보다 실이 많다.”
김훈환 골프 부회장 인터뷰
김훈환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부회장이 성남 분당의 한국골프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현우 기자 cjswo2112@
-장기적인 방안이 있을까
“대중형 골프장이 많이 만들어져야 되는 게 마땅하다. 허가도 쉽게 해줘야 한다. 그래야 한국도 다양한 골프장에서 저렴하게 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한편에서는 저렴하게 칠 수 있게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서 도와주고 비즈니스와 프라이빗 골프장은 또 그거대로 가는 것이 방법 중 하나다.”

-소비자들에게 민감한 이용료의 측면에서 해결책은
“현 상황은 정부와 입법부(국회)가 엇박자다. 골프 발전 방안이라고 해서 회원제를 두고 대중제를 비회원제와 대중형으로 쪼개 국무회의를 통과시켰다. 즉 비회원제에 세금을 매기겠다는 거다. 개별소비세와 재산세를 올리겠다는 정부 입장에서 보면 증세다. 세금 안 내겠다는 곳은 대중형으로 갈 수 있도록 정부가 관여해 금융 지원과 세금 감면 등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의도한 대로 대중형으로 갈아타서 갈 거냐는 의문이다. 시장논리에서 보면 비회원제들은 세금 내는 만큼 그린피를 더 올릴 거라는 생각이다. 결국 골퍼들한테 부담이 가중된다. 비회원제에 대한 과세보다는 정부가 추구하고자 하는 대중형에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식을 유입요인으로 하는 그런 연구가 더 많이 돼야 한다. 지금은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격이 아닐까 우려된다.”

-국회는 보다 강경한 거 같은데
“정부와 국회가 엇박자라는 게 정부는 분류 체계 개선하고 대중제를 비회원제로 하면서 세금을 더 내게 하려고 한다. 반대로 국회는 민형배 의원을 중심으로 대중제 이용요금에 대한 심의제를 입법 예고했다. 한쪽에서는 세금을 더 받으려고 하고 한쪽은 심의를 하겠다는 엇박자다. 여론을 보지 않을 수 없는 국회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자유 경제를 표방하는 대한민국에 민간기업의 가격을 심의한다는 거는 있을 수가 없다. 법으로 만들어야 될 게 있고 해서는 안 될 게 있다. 그린피 심의위원회가 바로 그렇다. 그런 법을 내겠다는 발상 자체가 위험하다고 본다. 그린피를 심의한다는 거는 독과점이나 세금을 감면해주는 업종에 대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와 같다. 골프장 심의위원회가 있는 제주도의 경우 개별소비세 등 깎아준 부분이 있으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다. 일반 기업처럼 세금 내고 있는데 거기다 또 심의를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렇다면 협회 부회장으로서 그리는 큰 그림은
“골프를 하나로 묶어서 산업으로 보자. 성장 산업으로 보고 골프를 육성시키고 각종 제도를 정비하고 규제도 풀고 해서 한국의 행복을 만드는 요소 중 하나로 인식시켜 나간다면 좋겠다. 그리고 세계로 진출하자는 거다. 그 중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골프장이다. 설계·카트·골프장 어플리케이션(앱) 등을 비롯해 잔디 관리 수준은 한국이 엄청 올라와 있다. K-골프든 뭐든 육성시켜나가는 정책적 전환이 시급하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그런 게 있으면 협회도 같이 하고 스스로 주도해 나갈 것이다. 아직 정부 당국은 그런 걸 신경 못 쓴다. 당장 그린피 등 눈에 보이는 것만 다루는데 골프 산업이라는 큰 그림에서 여론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지 않겠나.”

-구체적인 방안은
“골프장이 더 늘어나야 된다. 한국은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접어든 선진국이다. 거기에 맞는 레저를 해야 된다. 이걸 육성하려면 골프장을 새로 짓는데 존재하는 엄청나게 많은 규제부터 손봐야 한다. 충청도 이북 쪽으로 100개를 검토하면 인허가는 3~4개밖에 안 나는 실정이다. 예를 들면 박정희 정권 때인 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나무심기가 있다. 이렇게 조성된 50년짜리 나무들이 있으면 허가가 안 된다.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자연을 파괴하자는 게 아니고 그런 것들이 완화돼서 골프장을 지을 수 있는 곳이 생겨야 된다. 대중형도 마찬가지다.”

-골프장이 늘어난다면 몇 개가 적정선인가
“600~700개까지는 있어야 되지 않겠나. 장기적으로 인구가 항아리 구조로 줄어들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10년은 지금 젊은 세대들이 올라올 것이다. 공급이 늘면 수요는 안정되게 돼 있다. 검토되는 골프장들을 조금만 완화시켜주면 된다. 비율은 대중형으로 많이 늘려가는 게 좋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골프장이 늘어나면 처음에는 저렴한 데서 치다가 더 좋은 데서 치려는 마음이 생긴다. 그렇게 사슬 구조가 잘 구성돼 갈 것이다. 땅이 좁아서 골프장을 많이 못 만들고 특정 계층만 친다는 부정적 인식을 바꿀 때다. 누구나가 공을 칠 수 있는 대중형이 늘어나면 국민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정부 정책에 부합한다. 좋은 환경 만들어주고 장려해 누구나 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최근 연임을 했다. 어떤 점을 높이 평가 받았나
“신세계백화점에서 23년간 근무하다가 그룹에서 트리니티CC를 만들기로 했다. 당시 신세계그룹의 역점 사업이었다. 설계는 임원급이 했지만 운영과 세팅을 위해서 내가 골프장 발령을 받았다. 그렇게 신세계그룹의 자유CC를 운영하면서 트리니티CC를 세팅하게 됐다. 4년 정도 같이 했고 다시 자유CC만 맡다가 2019년 그만뒀다. 그동안 골프 네트워크들이 많이 쌓였다. 친화력도 있고 대기업에서 오래 해왔던 역량이 평가돼서 협회를 맡았고 연임까지 했다.”

-본인만의 골프 철학이 있다면
“내가 왜 골프를 좋아하냐면 모든 종목의 장점을 다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너무 좋다. 사람들하고 어울리고 소통하면서 골프를 치는 것이 좋다. 골프장에 가면 시름이나 걱정이 있더라도 잊어버리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할 수 있도록 파이를 키워가는 데 관심이 많다. 그래서 골프 산업을 강조한다. 주변 분들이랑 골프 산업을 키우기 위해 얘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

김훈환 골프 부회장 인터뷰
김훈환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부회장이 성남 분당의 한국골프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현우 기자 cjswo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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