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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국산차 점유율 90% 돌파한 현대차…‘독이 든 성배’ 될까

[취재후일담] 국산차 점유율 90% 돌파한 현대차…‘독이 든 성배’ 될까

기사승인 2022. 06. 2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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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준
박완준 산업부 기자
“국내 중견 3사로 불리는 르노코리아자동차·쌍용차·쉐보레(르쌍쉐)의 점유율 하락으로 국내 부품 협력사의 수요처가 현대자동차그룹으로 편중돼 대대적인 생태계 구조조정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현대차그룹의 국산차 점유율이 지난달 처음으로 90%를 넘어서자 국내 부품업계 한 관계자가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향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과 거래량이 적은 협력사는 사라지고, 구조조정 이후 줄어든 부품사에 교란이 발생해 국내 자동차 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입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현대차그룹은 국내 시장에서 54만6792대(90.8%)를 소비자에게 인도하며, 처음으로 국산차 점유율 ‘90% 벽’을 넘어섰습니다. 현대차그룹의 국산차 점유율은 2017년 78.1%에서 2018년 81.1%, 2019년 82.3%, 2020년 83.1%로 소폭 증가했지만, 지난해 전기차의 발 빠른 보급으로 87.8%를 기록해 점유율이 대폭 상승했습니다.

반면 전기차 보급이 느린 르쌍쉐는 올해 1~5월 5만5425대(9.2%)를 판매하는 데 그쳐 지난해(12.2%)보다 점유율이 더 하락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르쌍쉐의 경영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한 동시에 신규 모델도 내놓지 못한 것이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현대차그룹은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한 신차를 출시해 그 격차가 더 벌어진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독점 현상에 현대차그룹도 마냥 즐거운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단기적으로는 판매량이 상승해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3만개에 달하는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협력사 중 거래량이 적은 곳은 문을 닫고 부품사들의 연구개발(R&D)도 감소해 결국 현대차그룹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의 노조도 국내 시장에서의 독점적인 위치를 무기로 임금교섭에서 사측에게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르쌍쉐의 점유율 하락으로 현대차그룹의 중요도가 높아져 노조가 파업 등으로 사측을 압박하는 것이 수월해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현대차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6만52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과 미래차 산업 관련 국내 공장 신설·투자 등을 요구하며 다음달 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내 중견 3사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쌍용차는 재매각 작업이 한창인 만큼 당장 전기차 개발이 여의치 않지만, 르노코리아차와 한국지엠은 국내에서 전기차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움을 주고, 현대차그룹 역시 부품사와 협력해 상생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독점 현상은 시장의 급격한 하락세가 나타나기 전의 ‘전조현상’으로, 대응하지 못할 시 국내 자동차 산업에 교란이 발생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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