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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수익성 악화에 방어모드 온…‘새는 곳부터 막자’

롯데온, 수익성 악화에 방어모드 온…‘새는 곳부터 막자’

기사승인 2022. 06. 2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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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줄고 영업적자 큰폭 확대
배송차 계약 해지 등 비용 절감 나서
사측 "숨 고르고 내실 다지기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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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이 방어모드에 돌입했다. 이커머스 시장의 후발주자로 참전해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 등 기존 업체와의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자 ‘새는 곳부터 막자’는 심정으로 손실요인을 줄여나가는 모습이다.

롯데온은 앞서 2019년 출범 당시 3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보통 이커머스 시장은 매출과 적자가 함께 늘어나는 구조지만 롯데온은 매출조차 줄었다. 롯데온의 지난해 매출액은 1082억원으로 전년(1379억원) 대비 29%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도 948억원에서 1558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어 올 1분기 매출은 20억원 감소한 260억원을, 영업적자는 160억원가량 확대된 450억원을 기록했다. 투자 규모에 비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탓인지 신동빈 회장은 올해 밝힌 투자 계획에서 이커머스(롯데온)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 올해 사업보고서에서도 백화점과 할인점의 투자 계획은 명시돼 있으나 이커머스에 관련된 항목은 없었다.

당분간은 성장성보다 내실다지기에 무게추를 두고 있다는 것이 롯데온 측의 설명이다. 이러한 롯데온의 방향이 오히려 다시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엔데믹 시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무리한 출혈 경쟁을 자제해 온 롯데온이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며 오히려 롯데쇼핑에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직 롯데온이 롯데쇼핑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매출기준)은 최근 3년 1% 미만으로 낮기 때문이다.

롯데온은 최근 손실규모 축소라는 명목으로 롯데로지스틱스 측에 롯데마트몰의 상품 배송을 담당하던 차량 171대에 대해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는 전체 배송 차량의 23%에 해당하는 규모다. 롯데온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기조에 맞춰 온라인 주문량이 소폭 감소함에 따라 점포당 1~2대가량 운영하던 배송 차량을 감차하기로 했다”며 “구체적 비용은 밝힐 수 없으나 배송차를 줄임으로써 비용절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4월에는 새벽배송 ‘새벽에 온’을 중단하기도 했다. 2019년 8000억원에 불과했던 새벽배송시장 규모는 올해 9조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세가 가팔랐지만 롯데온은 새벽배송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새벽배송은 고비용 구조인 데다 최근 물류비 상승까지 큰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온은 출혈경쟁이 불가피한 새벽배송을 접고 ‘바로배송’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점포를 활용해 1~2시간 이내 배송하는 바로배송 서비스에 집중한다. 바로배송 수요가 롯데마트의 강점인 신선식품 분야에 집중돼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온의 ‘새벽에 온’은 경쟁업체와 비교해 특장점이 없다. 새벽배송 포기는 롯데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출구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새벽 배송 중단과 배송 차량 축소 등을 통해 이커머스 적자 규모가 컸던 롯데마트몰의 효율화 작업 타이밍이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롯데온 관계자는 “롯데온을 통합한지 2년밖에 안됐다. 배송차량 감축, 새벽배송 포기 등은 이커머스를 축소한다는 개념보다는 당분간 숨을 고르고 내실을 다지기 위함이다. 롯데의 오프라인 베이스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니 언제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당분간은 롯데온의 거래액과 고객수를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롯데온의 1분기 거래액은 86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같은 기간 외부 판매자를 제외한 롯데온의 자체 거래액은 24.9% 증가한 627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이 15%에 불과한 상황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이와 함께 롯데온의 올해 1분기 월평균 방문자 수는 2789만명, 평균 구매자 수는 14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4%, 25.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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