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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 바닥난 ‘디폴트’ 스리랑카의 호소…“집에 있어라”

연료 바닥난 ‘디폴트’ 스리랑카의 호소…“집에 있어라”

기사승인 2022. 06. 2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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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I LANKA-ECONOMY-FUEL <YONHAP NO-0589> (AFP)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에서 보안요원이 휘발유가 떨어진 주유소 밖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모습./제공=AFP·연합
국가부도 위기에 몰려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스리랑카가 연료마저 바닥나는 상황에 내몰렸다. 비축 연료분마저 바닥을 드러내자 정부는 필수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연료 판매를 2주간 중단하고 재택근무를 호소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정부는 28일부터 학교 문을 닫고 공무원들에게 재택근무를 명령했다. 당국은 민간 부문 등 모든 시민들에게도 재택근무를 할 것을 호소했다. 스리랑카 도시 지역의 공립학교들은 이미 문을 닫은 상태고 공무원들도 주4일근무·재택근무의 형식으로 대중교통 이용마저 자제하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날부터 다음달 10일까지 대중교통과 같은 필수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연료 판매도 중단한다. 당국은 연료 배분에서 기차·버스와 같은 대중교통과 의료서비스·식품 운송차량 등을 우선순위에 두고 일부는 항구와 공항에 배급할 것이라 밝혔다. 정부 대변인은 “현재 우리가 가진 소량의 비축분을 아끼기 위한 조치”라며 “전례 없는 재정·외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한 오토릭샤(삼륜차) 기사는 통신에 “주유소에 4일동안 줄을 서있었다.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돈을 벌 수도 없고 가족을 먹일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장관급 인사 2명을 러시아로 보내 러시아산 원유 구매 방안을 논의하는 등 연료 확보에 나선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과도 구제금융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초유의 경제 위기가 당장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제 위기가 지속되며 정치적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야당 연합 지도자인 사짓 프레마다사는 “연료 부족으로 나라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정부는 국민들에게 수차례 거짓말을 했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계획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지난달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의 충돌로 9명이 사망하고 약 300여명이 부상한 폭력사태 이후 총리직을 맡고 있던 대통령의 친형 마힌다 라자팍사가 사퇴했지만 대통령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로이터는 연료 부족이 심화될 경우 새로운 시위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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