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일본까지 번진 낙태권 논란…여성계, 임신중절시 남편 동의 의무 폐지 요구

일본까지 번진 낙태권 논란…여성계, 임신중절시 남편 동의 의무 폐지 요구

기사승인 2022. 06. 29. 14:3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chengeorg01
일본의 여성 연구가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안전한 중절을 위한 모임’이 임신중절 시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배우자의 동의를 철폐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미지 출처=안전한 중절을 위한 모임 공식 사이트
미국 사회가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로 인한 후폭풍에 휩싸인 가운데 일본에서도 낙태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여성계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28일 마이니치,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산부인과에 종사하는 여성 의료인 등으로 구성된 ‘더욱 안전한 중절을 위한 모임(이하 안전한중절모임)’은 이날 후생노동성에 낙태권 강화를 위한 요청서와 함께 8만2000명으로부터 받은 동의 서명서를 제출했다.

안전한중절모임은 “임신중절(낙태)을 할 경우 배우자(남편)의 동의를 의무화하고 있는 현행 ‘모체보호법’ 규정은 여성의 성과 신체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빼앗고 있다”며 해당 조항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일본의 현행 모체 보호법은 ‘임신과 분만을 하기에 신체적·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는 경우’나 ‘강간 등 원치 않는 임신을 한 경우’를 낙태를 할 수 있는 사례로 한정하고 있다. 또 이 경우 배우자의 동의를 반드시 받도록 의무화했다.

여기에 낙태수술뿐 아니라 먹는(경구용) 중절약을 통한 낙태까지 배우자의 동의를 받도록 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후생성은 지난 5월 외과적 수술이 필요없는 경구용 중절약의 승인심사를 발표하며 “중절약이 승인된다고 해도 원칙적으로는 배우자 동의가 의무적으로 요구된다”고 밝혀 비판을 자초했다.

츠카하라 히사미 안전한중절모임 대표는 요청서 제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에서는 남편 동의가 없으면 여성이 자기 몸에 대한 권리조차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며 “낙태는 여성의 권리인 만큼 조속한 법정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츠카모토 대표는 “낙태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없는 일본 여성들은 원하지 않는 출산을 하거나 가족들에게 말도 못한 채 위험한 비밀 출산을 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젊은 여성들에 의한 신생아 유기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일본 경찰청이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부터 2년간 유기된 신생아의 수는 58명으로, 그중 34명이 태어나자 마자 유기된 것으로 밝혀졌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2021년 낙태죄가 무효화돼 배우자의 동의 조건도 폐지됐으며, 대만에서도 중절법 개정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2016년 유엔의 지적에도 국회에서 어떠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츠카모토 대표는 “일본은 2016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로부터 해당 사항에 대한 권고조치를 받았지만, 법개정 움직임은 아직까지 지지부진하다”며 “전세계적으로 낙태에 배우자 동의가 필요한 나라는 11개국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