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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계약금도 오케이”…미분양 주택 판촉 나선 中 지방정부

“농산물 계약금도 오케이”…미분양 주택 판촉 나선 中 지방정부

기사승인 2022. 06. 2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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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마늘로도 지불 가능, 공무원들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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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장쑤성 난징의 아파트 분양 시장에 등장한 계약금의 농산물 대납 이벤트 홍보 카타로그. 현지의 부동산 기업 신청과 난징 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제공=징지르바오.
아파트를 매입할 때 우선 지불해야 하는 계약금을 현금이 아닌 수박이나 마늘, 밀 등 농산물로 대납하는 기현상이 최근 들어 중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더구나 최악의 경우 최장 10년 이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부동산 시장 불황 등의 여러 정황으로 미뤄볼 때 이 현상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박 등 농산물이 부동산을 매입할 때만큼은 확실한 현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될 듯하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황금어장이라고 해도 좋았다. ‘묻지마 투자’ 식으로 시장에 뛰어들어도 너 나 할 것 없이 뭉칫돈을 만질 수 있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이후 거품이 서서히 끼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불패 신화는 막을 내리게 됐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지금은 전국에 빈집이 1억채에 이를 정도로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른바 ‘구이청(鬼城·미분양으로 인해 사람이 살지 않게 된 귀신의 마을)’을 한두곳이라도 보유하고 있는 도시들이 전국적으로 최소 100여곳에 이를 정도라면 더 이상 설명은 사족이라고 해야 한다. 중국 최대를 자랑하는 헝다(恒大)를 비롯한 상당수 부동산 기업들이 수년 전부터 마치 약속이나 한듯 파산 위기로 내몰리게 된 것은 다 까닭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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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멍구자치구의 한 도시에 존재한다는 구이청(鬼城·미분양으로 인해 사람이 살지 않게 된 귀신의 마을). 주택 단지가 준공은 됐으나 입주민들은 하나도 없다./제공=징지르바오.
그렇다고 기업과 지방 정부들이 이대로 앉아서 죽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어떻게든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 급기야 올해부터 각종 기기묘묘한 대책들을 세우면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역시 수박을 비롯한 마늘, 밀 같은 농산물을 아파트 등의 계약금으로 받는 행사가 아닌가 보인다. 징지르바오 등의 보도에 따르면 거의 전국 모든 기업과 지방 정부들이 진행하고 있다.

역시 케이스를 살펴봐야 잘 알 수 있다.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 소재의 부동산 기업 신청(新城)의 행보를 우선 꼽아야 할 것 같다. 자사가 최근 완공한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계약금 가운데 최대 10만위안(元·1930만원)을 수박으로 받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현지의 수박 시세가 Kg당 20 위안이므로 5톤을 계약금으로 대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바로 나온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지방정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기업과 농민들 양쪽을 다 돕는다는 차원에서 농산물을 아파트 계약금으로 내도록 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거나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구이청을 많이 보유한 네이멍구(內夢古)자치구를 비롯한 지방 정부들은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궁지에 몰리면 방법이 나온다는 ‘궁즉통’이라는 말은 확실히 괜히 있는 게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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