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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에 65조 쏜다더니…지원법 표류에 삼성·인텔·TSMC 부글부글

美 반도체에 65조 쏜다더니…지원법 표류에 삼성·인텔·TSMC 부글부글

기사승인 2022. 06. 2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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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힘겨루기로 법안 8개월째 표류
인텔, 반도체 공장 준공식 잠정 보류
삼성은 테일러 공장 준공 일정 안밝혀
TSMC, 대만정부 통해 법안 통과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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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인텔·TSMC·글로벌파운드리 등 미국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반도체 기업들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미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520억 달러(약 65조원) 규모의 지원 법안이 의회에서 8개월째 표류 중이기 때문이다. 인텔은 오하이오주 반도체 공장 준공식 일정을 잠정 보류했다. 지원금 없이는 반도체 공장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뜨지 않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의 터닦기 작업을 마쳤지만 준공식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TSMC는 대만 정부의 입을 빌려 “미국 정부가 약속한 지원금이 있어야 공장을 제때 완성할 수 있다”고 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서 오하이오주 공장 건설 지연을 언급하며 “옹졸한 당파심 때문에 의회에서 머뭇거리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겔싱어 CEO는 “(아시아 등) 전 세계 주요 기업 CEO 대다수와 얘기했다”며 “이들도 미국 경제가 매력적일 경우 미국 공장 건설을 고려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겔싱어 CEO는 지난달 30일 삼성 서초사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났다.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인도, 독일, 대만 반도체 기업 최고경영자들과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행정부는 중국과 기술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반도체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왔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힌 기업에 인프라 조성·제조 지원금을 약속한 것이다. 520억 달러의 지원금 법안이 지난 연말 상·하원을 통과하자 기업들도 줄지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되려면 상·하원의 세부 내용 일치 작업이 필요한데, 여야 힘겨루기로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8월 초 의회 휴회 때까지 통과가 안 되면 11월 중간선거 등으로 처리가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의회가 미적대는 사이 반도체 기업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인텔은 최근 법안 지연을 이유로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약 25조8000억원)를 들여 반도체 공장 2곳을 건설하는 계획을 미룰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대만 글로벌웨이퍼스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 셔먼에 50억달러(약 6조4300억원) 규모 실리콘 웨이퍼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반도체 지원법 통과로 얻을 수 있는 재정적 인센티브가 없다면 이번 투자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크 잉글랜드 글로벌웨이퍼스 사장은 투자 발표회에서 “반도체법이 미국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우리는 한국행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궁 TSMC 임원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TSMC는 2020년부터 120억달러(약 15조5000억원)를 들여 애리조나주에 공장을 짓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반도체 지원법안 통과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엔지니어들을 고용해 대만에 보내 훈련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면서도, 공장 건설 속도는 미국 측 보조금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역시 테일러공장 터닦기 작업을 마쳤지만 준공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다. 법안 통과 후 지원금 규모가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눈치다. 삼성전자는 테일러공장 건설에 170억달러 투입을 결정한 상황이지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당초 예상했던 투자금보다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투자금은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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