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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초격차’ 이재용, ‘전장 베팅’ 구광모… 하반기 구도는

‘반도체 초격차’ 이재용, ‘전장 베팅’ 구광모… 하반기 구도는

기사승인 2022. 07. 0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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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각각 14조·7917억 기록
2분기 악재속 'B2B' 부품 만회
스마트폰·가전시장 모두 부진
전문가 "하반기 경기침체 회복
카타르 월드컵 특수 실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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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초격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과감히 폰을 버리고 전장(자동차 전자장비)을 택한 구광모 LG회장의 선택, 그 의미 있는 결과물이 2분기 성적표에 드러났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불러 온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소위 ‘B2C’의 부진을 양사의 주력 ‘B2B’ 부품사업이 만회하는 그림이다. 삼성은 악재 속에서도 반도체 실적을 끌어 올렸고 LG는 전장사업에 뛰어든 후 첫 확실한 흑자를 맛봤다. 하반기 성적표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와 회복 방향성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심화하는 ‘스테그플레이션’ 속 카타르 월드컵이나 중국 봉쇄 해제 등이 반등 촉매제가 될 지도 관심사다.

7일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연결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11.4% 늘어난 14조원, LG전자는 12% 줄어든 791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양 사 모두 증권가 전망치를 하회 했다.

특히 TV와 가전시장에서 양 사 모두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주요 시장의 물가인상 심화, 금리인상 추세 및 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영향으로 가전 수요는 전반적으로 둔화 됐다”면서 “원재료값이나 해상운임 등 물류비 인상 부담이 지속되고 있고 심화하는 경쟁에 대응하고 적정 유통 재고 수준관리를 위한 비용도 늘고 있다”고 가전사업 애로를 털어놨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도 크게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의 MX(무선사업부) 전분기 3조8000억원 규모에서 올 2분기 2조5000억원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을 것으로 봤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6210만대로 전분기 대비 16% 줄었을 뿐아니라 인플레이션 효과에 따른 원가 상승까지 겹치며 스마트폰 실적이 크게 둔화 됐을 것이란 시각이다.

그럼 삼성전자는 어디서 수익을 냈을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반도체가 약 10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분기 대비 19% 가량 이익을 더 낸 것으로 봤다. 스마트폰 부진을 다 만회하고도 남았던 셈이다. 악재 속에서도 글로벌 IT기업의 경쟁적 서버 데이터센터 증설이 꾸준한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규모의 격차는 있지만 스마트폰을 접고 집중적으로 키우기 시작한 전장(VS)사업에서 의미 있는 턴어라운드가 시작됐다. 2013년부터 시작된 VS사업이 2015년 4분기 50억원의 반짝 수익을 낸 이후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고, 향후 본격적으로 수익이 날 것으로 LG는 자체 평가했다. LG전자측은 “3분기에도 전장부품 매출 개선과 자동차 부품 판가인상 등의 노력으로 VS사업 흑자기조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LG전자의 올 상반기 자동차 전장 신규 수주는 8조원에 이른다. 현재 구광모 회장은 전장을 전담하는 VS(비히클솔루션)사업본부와 자회사 ZKW의 자동차 조명, 세계 3위 차 부품 업체 마그나와 합작해 설립한 LG마그나 e-파워트레인의 전기차 동력계를 전장 주축으로 삼아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하반기는 어떻게 될까. 가전 제품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업종인 탓에 글로벌 경기 위축과 회복 방향성에 실적이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 반응이다. 하반기 TV나 스마트폰, 가전사업의 실적 부진을 점치면서도 반도체와 전장사업에 대해선 기대감이 나온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삼성 실적은 경기침체와 회복의 향배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며 “불확실성이 매우 크지만 주머니 사정이 어려울 때 소비를 미룰 수 있는 스마트폰이나 PC 같은 B2C가 아닌 ‘서버 데이터센터’ 같이 각 사 경쟁력이 달려 있는 B2B 부문 반도체 수요는 견조하다는 게 위안”이라고 평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는 2분기 경기침체로 TV수요가 많이 부진했지만 11월 카타르월드컵 특수를 염두해 둘 필요는 있다”면서 “그보다 전장사업이 턴어라운드 했고 이제 흑자 기조가 완착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자동차부품사업이 지속적으로 선전하면서 주식 가치 재평가 근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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