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후일담] 재고손실까지 각오하고 기름값 인하했는데…억울한 정유사들

[취재후일담] 재고손실까지 각오하고 기름값 인하했는데…억울한 정유사들

기사승인 2022. 07. 13. 18:1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1366437006
제공=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광역버스의 입석 승객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손 떨리는 기름값 탓에 자가용 대신 버스를 타는 이들이 늘어난 겁니다. 불편을 호소하는 국민이 늘자 정부는 수도권 광역버스의 출퇴근 시간대 좌석을 1800석 늘리기로 했습니다.

동네마다 저렴하다고 소문난 주유소에는 긴 줄이 늘어섭니다. 30분 이상 기다려도 꼭 저렴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기 위해서죠. 한 번에 가득 주유하는 '만땅족'은 사라지고 5만원, 7만원씩 나눠서 주유하는 '알뜰족'이 대세고요. 30대 직장인 A씨는 "가득 주유했는데 기름값이 내릴까봐 탈 만큼 나눠서 기름을 넣고 있다"고 하더군요.

정치권에서도 정유업계 기강잡기에 나섰습니다.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유사 유통구조 투명화를 위한 '교통·에너지·환경 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겁니다.

정부가 유류세를 법정 최대 한도인 37%까지 인하했는데, 기름값은 왜 이렇게 비쌀까요? 현행 '교통·에너지·환경세법'에 따라 유류세는 과세물품을 제조장으로부터 반출 시에 부과하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유류세가 인하 적용된 휘발유, 경우는 정유공장에서 저유소를 거쳐 전국 각지의 주유소로 수송되는데요. 이 기간이 대략 10일 내외 걸리기 때문이죠. 정유사가 기름 가격을 낮췄더라도 실제 체감까지 열흘 이상이 걸리고, 이 사이에 원유 가격이 올랐다는 뉴스가 쏟아지니 체감도가 낮을 수밖에요.

정유업계도 '사상 최대 이익' '하느님보다 돈이 많다'는 비판에 다소 억울해보입니다. 대한석유협회는 이날 "정유업계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에 적극 부응해 가격인하 효과가 신속히 나타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협회는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이 재고손실까지 각오하고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할 때마다 당일 출하 물량의 가격을 낮췄다"고도 강조했죠. 정유사들의 노력을 이번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