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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반도체 전략’ 발표 초읽기… 낙수 효과 성공할까

[취재후일담] ‘반도체 전략’ 발표 초읽기… 낙수 효과 성공할까

기사승인 2022. 07. 1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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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범국가적 리소스를 다 반도체에만 쏟아부으면 나머지 산업은 어떻게 될까요. 반도체 잘되면 정말 우리나라 첨단산업이 다 잘 풀릴까요?"

한 달 전 한 자동차 전문가가 털어 놓은 우려입니다.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주도권 싸움은 반도체만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물론 반도체가 부족하긴 하지만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여기에 하늘을 나는 차까지 가야 할 길이 멀고 배터리와 전장부품을 비롯한 부품사 생태계, 연구개발을 위한 고급 인재들까지 챙기고 키워야 한다는 하소연입니다.

그렇게 자동차산업을 들여다보다가 반도체 등 전자산업 출입처로 발령난 지 이제 2주쯤 지나갑니다. 공교롭게도 최근 반도체에 정통한 학계 전문가로부터도 같은 취지의 얘길 듣게 됐습니다. 본인이 평생을 연구해 온 영역인데도, 반도체산업에 집중되는 전 국가적 관심과 에너지가 부담스러울 정도라고 합니다. 왜일까요?

반도체가 우리나라 수출 25%를 담당하는 간판 산업이고, 차기시장 패권을 놓고 글로벌 각 국이 겨루고 있는 중요한 시점이 맞습니다. '경제는 안보'를 외친 윤석열 정부가 발벗고 지원에 나서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삼성전자 출신 양향자 의원이 국회 반도체특위 위원장을 맡아 전방위 행보를 보이면서 지자체들과 대학들, 심지어 산업계에서까지 '반도체' 동행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붐처럼 일고 있는 '반도체 굴기'가 반드시 짜임새 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게 제가 만나본 전문가들 목소립니다. 요컨대 무분별한 지자체의 반도체 유치나, 무리한 국산화에 너무 욕심부리지 말아야 한다는 식입니다. 국회와 정부를 중심으로 부는 반도체 바람에 숟가락 얹겠다고 달려드는 곳이 어디 한둘이겠느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철저히 설계된 유치나 투자가 아니라면 상황에 따라 넘쳐나서 잉여가 되거나, 제대로 써먹기 힘든 비효율적 사업이 될 수도 있어서입니다.

교육부까지 달려들어 인재를 키우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소재·부품·산업 공급망 인프라로 중소·중견기업들 시선이 옮겨갑니다. 반도체 중심 정책에 자연스레 기존 조선 등 중후장대 산업은 사양산업이 돼 가고, 큰 투자와 협조가 필요한 미래차 등에도 상대적으로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얘기도 들려옵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말한 대로 잘 성장한 반도체산업이 다른 첨단산업에까지 임팩트를 줄 수 있게 연결고리를 마련하는 게 중요한 이유입니다. '반도체 플러스' 정책이 담고 있는 일종의 '반도체 낙수효과'가 정말 효과적으로 작동할 지 궁금해집니다.

일각에선 국내 자동차나 로봇·디스플레이·가전 등 전방산업의 선전이 후방산업인 반도체를 이끌 여지도 있다고들 합니다. 결국 소외되는 산업이 없고 상호 작용해야 반도체업체도 투자 할 여력이 생겨난다는 식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함께 출입하다 보니 부처 간 밀고 끌고 협업이 많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일사불란한 1당 중국 정부가 실패하고 있는 '반도체 굴기'를, 우리 정부와 국회가 성공적으로 실현해 나갈 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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