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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베이비 스텝’해도 금융 안정에 만전 기해야

[사설] ‘베이비 스텝’해도 금융 안정에 만전 기해야

기사승인 2022. 08. 0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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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미국처럼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대신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올리는 '베이비 스텝'이 현시점에서 우리 경제에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한은은 '향후 물가와 성장 흐름이 현재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이란 전제조건 아래 베이비 스텝을 밟을 것을 제시했지만, 과연 이런 전제 조건이 계속 유지될 것인지는 불확실한 측면이 없지 않다.

올 들어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기준금리를 경쟁적으로 대폭 올리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고유가, 코로나19 재확산 등 불확실한 요인들이 고개를 들면서 물가 급등, 무역수지 4개월 연속 적자 등 실물 경제가 휘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걱정이 크다.

물가 등의 과열 진정을 위해서는 우리도 미국처럼 공격적인 통화 긴축에 나서야 하지만 자이언트 스텝이 몰고 올 수 있는 부작용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면 자칫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불안에 따른 고(高)물가 고착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경제 전반에 침체가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은은 베이비 스텝을 취하면서도 기준금리의 지속적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함으로써 금리 인상기에 각 경제 주체가 개별 리스크 관리를 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자이언트 스텝이든 베이비 스텝이든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때 정부는 우리의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아울러 미 연준의 잇단 자이언트 스텝으로 미국의 기준금리(2.25∼2.50%)가 한국(2.25%)보다 높아진 '역전' 현상 탓에 자칫 외국인 국내 증권 투자자금의 대량 유출이 야기될 수 있다는 사실에 금융당국이 특별히 유념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이럴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지만, 방심할 수 없는 일이다. 과거 세 차례 금리 역전기 외국인 자금 유출이 없었다고 안심할 때가 아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 현재의 상황과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금융 불균형을 촉발할 다양한 변수가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단 한 순간이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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