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은 3일 순천 선암사 관련 '실효적 지배'를 인정한 법원 판결에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1962년 출범한 대한불교조계종은 비구·대처 갈등을 종식하고 통합종단으로 탄생한 당시 한국불교 유일의 전통 종단"이라며 "조계종 출범 이후 정부는 조계종 선암사만이 유일한 실체라는 점을 각종 행정 행위 등을 통해 확인시켜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광주고등법원이 60년전 선암사에 거주했던 일부 대처승들이 조계종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주장만으로 조계종 선암사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다. 나아가 한참 뒤인 1970년 창종한 신생종단 한국불교태고종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이는 사법부가 한국불교의 역사와 전통을 모두 부정하고 있는 것이며, 일제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기 위한 우리 사회의 노력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종회는 "선암사를 조계종이 점유하지 못해 실체가 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판결은 결국 극심한 현장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며 "대처승들의 거친 저항과 점유, 충돌 등을 염려한 정부의 재산관리인 선임으로 우리 종단은 실질적 점유를 미루고 있었던 것뿐이다. 법원이 이렇게 부추긴다면 우리 종단은 지금이라도 선암사의 실효 지배를 단행해야 한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