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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비상선언’ 이병헌 “전도연·송강호와 호흡, 천군만마 얻은 기분이죠”

[인터뷰] ‘비상선언’ 이병헌 “전도연·송강호와 호흡, 천군만마 얻은 기분이죠”

기사승인 2022. 08. 0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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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이병헌/제공=BH엔터테인먼트
"시나리오가 아무리 좋아도 촬영 과정에서 결과가 좋은 방향으로 갈 수도, 나쁜 방향으로 갈 수도 있는데 이번에는 연기 9단들과 함께해 자신감도 생기고 신나게 일했어요."

배우 이병헌은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비상선언'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이 영화는 항공 테러로 무조건 착륙해야 하는 재난 상황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리얼리티 항공재난 드라마다. 이번 작품에서 송강호, 전도연 등 전작으로 인연을 맺은 '연기 9단' 배우들과 함께 했다.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으로 신나게 촬영했죠. 시나리오가 아무리 좋아도 결과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캐스트들이 훌륭한 경우에는 자신감도 생기고 의지할 수 있어요. 그럼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신나게 일 할 수 있는 배경이 돼요."

바이러스에 의한 테러라는 설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 기획됐다. 그러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유행)이 도래하며 현실과 맞닿은 작품이 되고 말았다. 이병헌은 극중 딸의 아토피 치료를 위해 비행기에 탑승한 재혁 역을 맡았다. 재혁은 비행 자체에 공포감을 느낀다. 기내에서 벌어지는 미세한 움직임에 예민하다. 테러리스트 진석(임시완)의 정체도 제일 먼저 눈치챈다. 딸과 함께 탄 비행기에 아주 수상한 인물이 눈앞에 보인다는 것 자체가 두렵고 당황스러운 일이다. 이런 감정을 가장 먼저 표현해야 하는 재혁은 승객을 대변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병헌은 이렇게 롤러코스터를 타는 감정들이 흥미로웠단다.

이병헌
이병헌/제공=BH엔터테인먼트
이병헌
이병헌/제공=쇼박스
영화는 세트장에서 촬영됐다. 미국에서 공수한 실제 대형 비행기를 세트로 제작했다. 세트를 360도 회전시키는 짐벌도 만들었다. 항공기가 뒤집히는 장면은 세트를 360도 회전시켜 촬영했다. 승객의 머리가 하늘로 치솟고, 승무원이 천장으로 떨어지는 모습은 극의 몰입을 극대화 시킨다.

"할리우드에서도 이렇게 큰 사이즈의 비행기를 돌렸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적이 없어요. 여기서 연기하는 것이 긴장되고 무서웠지만 이런 상황이 연기에 도움이 됐어요. 며칠 지나니 익숙해져서 놀이기구처럼 여유롭게 탈 수 있었어요. 대단한 촬영이었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를 대표하는 장면이죠."

이병헌은 자신이 20대에 겪었던 공황장애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25, 26살 때 SBS 드라마 '아름다운 그녀'를 끝내고 미국에 가려 비행기를 탔을 때 처음 공황장애를 느꼈어요. 그 기억이 너무 또렷해요. '나 여기서 죽는구나' 했던 기억이 나요. 당시 승무원들이 방송을 하며 기내에 의사 선생님을 찾기도 했어요. 어쨌든 미국까지 잘 갔어요.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 하지만 당시는 정말 힘들었죠."

이런 경험이 재혁을 하는데 도움이 됐단다. "사실 공감보다는 '이런 부분을 내가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재혁 캐릭터를 만들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감독님과 제일 많이 했던 이야기에요. 재혁이 어떤 공포인지, 어떤 증상을 느끼는지 죽을 것 같을 때 어떤 표정인지 등 이런 것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 많이 나누면서 촬영했어요. 재혁은 비행기만 타도 신경안정제가 필요한 캐릭터인데 비행기 안의 상황이 극단적으로 가니 공황의 증상이 반복되고 약을 먹곤 해요. 그런 공황장애에 대한 표현들은 이 영화에서는 그저 슬쩍 보이지만 그걸 아는 사람으로서 리얼하게 잘 표현하고 싶었죠."

'비상선언'은 '외계+인' 1부, '한산:용의 출연'에 이어 올 여름 영화대전에 세 번째 주자로 나섰다.

"관객이 기내 안에서 더 실제처럼 느낄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쏟아 부은만큼 재밌어요. 또 팬데믹을 지나면서 한 번쯤 인간성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병헌
이병헌/제공=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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