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안나’ 스태프 6인 “우리의 노력, 쿠팡플레이에 의해 잘려나갔다”(전문)

‘안나’ 스태프 6인 “우리의 노력, 쿠팡플레이에 의해 잘려나갔다”(전문)

기사승인 2022. 08. 04. 15:1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안나
'안나'/제공=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스태프 6인이 이주영 감독을 지지하고 나섰다.

'안나'의 스태프 6인(이의태/정희성(촬영), 이재욱(조명), 박범준(그립), 김정훈(편집), 박주강(사운드)은 4일 법무대리인을 통해 "쿠팡플레이로부터 전혀 존중받지 못했고, 피땀 흘려 완성해낸 결과는 쿠팡플레이에 의해 일방적으로 변경됐다"라며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으며 제대로 알 수조차 없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영화든 드라마든, 모든 영상 작품은 수많은 스태프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하나의 씬과 시퀀스를 구성하기 위해 감독과 스태프들은 밤낮 없이 생각하고 회의하고, 찍고, 다시 찍는다. 현장에서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자신의 연출 의도를 설명하고 설득하여 이해를 얻어내서 촬영을 진행하는 것이 저희가 경험한 영상물 제작 과정"이라며 "하나의 영상물 안에는 스태프 각자가 오랜 세월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 그리고 작품에 대한 애정과 창작 의도에 대한 존중이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독의 창작 의도 뿐만 아니라 저희의 혼신을 다한 노력도 쿠팡플레이에 의해 잘려나갔다. 그러나 스태프들의 영화 수상 이력은 마케팅에 계속 사용됐다. 이것이 쿠팡플레이가 말하는 '제작진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2일 이주영 감독은 쿠팡플레이가 8부작이었던 '안나'를 6부작으로 편집했고 감독을 배제한 편집으로 주인공, 인물간 구도, 개연성, 서사구조 등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쿠팡플레이 측은 "감독에게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전달했지만 감독이 수정을 거부했다. 계약에 명시된 권리에 의거해 원래 제작 의도에 부합하도록 작품을 편집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다음은 '안나' 스태프 6인의 입장문.
안녕하세요. 저희는 쿠팡플레이 '안나'의 스태프 이의태/정희성(촬영), 이재욱(조명), 박범준(그립), 김정훈(편집), 박주강(사운드)입니다.

저희는 쿠팡플레이 측의 일방적인 '안나' 편집에 대한 이주영 감독의 문제 제기를 지지합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작품을 연출한 감독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영화든 드라마든, 모든 영상 작품은 수많은 스태프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집니다. 하나의 씬과 시퀀스를 구성하기 위하여 감독과 스태프들은 밤낮 없이 생각하고, 회의하고, 찍고, 찍고, 다시 찍습니다.

하나의 컷을 촬영하기 위하여 많은 시간을 들여 카메라 동선을 고민하고 조명을 설치하고 옮기고 테스트 촬영을 진행합니다. 이 모든 과정은 극본에 담긴 작가의 주제의식과 감독의 연출 의도를 구현하고자 하는 모든 스태프 한 사람 한 사람의 고민과 헌신입니다. 감독이라고 하여 자기 맘대로 영상물을 촬영하지 않고, 현장에서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자신의 연출 의도를 설명하고 설득하여 이해를 얻어내서 촬영을 진행하는 것이 저희가 경험한 영상물 제작 과정입니다. 하나의 영상물 안에는 스태프 각자가 오랜 세월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 그리고 작품에 대한 애정과 창작 의도에 대한 존중이 녹아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쿠팡플레이로부터 전혀 존중받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피땀 흘려 완성해낸 결과는 쿠팡플레이에 의해 일방적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감독도 동의하지 않았고 저희 중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알 수조차 없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편집감독이 하지 않은 편집, 감독의 최종본에서도 살아있었으나 공개된 '안나'에서는 수없이 잘려나간 컷들, 촬영팀이 공들여 계획한 원 테이크 씬이 앞뒤로 잘려나가고 제자리를 잃고 여기저기에 멋대로 붙여 있었던 컷들, 촬영과 조명감독이 확인하지 않은 수많은 색보정(DI) 컷들, 일방적으로 녹음실을 바꾸고 사운드 크레딧에서 내 이름을 뺐으면서 정작 내가 한 사운드 작업물이 내가 하지 않은 것과 뒤섞여 남아 있는 것을 볼 때의 그 당혹스러움.

감독의 창작 의도 뿐만 아니라 저희의 혼신을 다한 노력도 쿠팡플레이에 의해 잘려나갔습니다. 그러나 스태프들의 영화 수상 이력은 마케팅에 계속 사용되었습니다. 이것이 쿠팡플레이가 말하는 "제작진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인지 묻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분명하게 요구합니다. 이주영 감독의 입장을 지지합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쿠팡플레이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최소한의 예의로 6부작 '안나'에 남아있는 나머지 다섯 명의 이름도 내려주십시오.

저희의 퀄리티와 다른, 저희와 다른 능력에 의한, 저희가 알지 못했던 결과물에 저희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제작진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무례입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