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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강남 물바다’ 기록적 폭우마다 속수무책…원인은?

‘또 강남 물바다’ 기록적 폭우마다 속수무책…원인은?

기사승인 2022. 08. 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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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된 가게 청소하는 전통시장 상인<YONHAP NO-2462>
9일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의 한 상인이 침수된 가게를 정리하고 있다./연합
서울 강남 일대가 2년 만에 또다시 물바다가 됐다. 지난 8일 단기간에 쏟아진 폭우로 하수시설이 견디지 못하면서 하수가 역류해 도로가 흙탕물에 잠겼다. 주변보다 지대가 낮은 강남 지역에 '시간당 140mm'라는 기상 관측사상 역대 최대 폭우가 내리면서 침수 피해를 피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서울시가 내놓은 침수 대비책이 속수무책이란 점이다. 7년 전 서울시는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대대적인 종합배수대책을 마련했으나, 최근 3년간 수방 예산을 줄이면서 침수 피해 예방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향후 추가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8일 밤 동작구에는 시간당 141mm, 강남역 일대에는 100mm 가량의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 관측 사상 역대 최대치다. 이로 인해 서울 남부와 강남지역은 한밤 도로와 차도가 침수돼 도시 마비 상태에 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처럼 서울 강남 일대가 물바다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무려 5년간 매년 기습 폭우로 지대가 낮은 강남 일대에 대대적인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2015년 3월 서울시가 '강남역 주변 종합배수대책'을 발표하며 하수 시설을 개보수 및 신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 2020년에도 집중 폭우로 강남 일대가 물에 잠겼다.

강남역 일대는 서울의 대표적인 상습 침수 지역으로 꼽힌다. 주변보다 10m 이상 지대가 낮아 서초와 역삼 고지대에서 내려오는 물이 고이는 항아리 지형인 데다 반포천 상류부의 통수능력 부족 등으로 인해 침수가 잦았다. 특히 빗물 흡수가 안 되는 아스팔트가 많고, 서운로 하수관로로 빗물이 집중되면서 압력을 이기지 못한 맨홀 뚜껑이 열려 하수가 역류하곤 했다.

이처럼 강남 지대 침수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배경엔 수방 정책이 일관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2015년 서울시의 '강남역 주변 종합배수대책'이 발표된 이후 늘렸던 수방 예산을 최근 3년간 감축하면서 선제적인 침수 피해 예방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서울시의 수방·치수 예산은 연초 예산서 기준으로 2012년 4317억원에서 꾸준히 늘어 2017년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섰고 2019년엔 6168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2020년엔 5341억원, 2021년 5189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4202억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시 측은 "지난해 절대 다수의 민주당의 시의회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시에서 편성·제출한 수방 예산 4450억원 중 248억원(5.9%)이 오히려 추가 삭감돼 회복되지 못하고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서울시가 내놓은 수방 대책도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분리터널 공사 완료로 30년 빈도(시간당 95mm)의 강우를 방어할 능력이 확보됐으나, 시간당 100mm를 훌쩍 뛰어넘는 이번과 같은 기록적 폭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여기에 빗물 배출방식을 개선해주는 배수구역 경계조정 공사는 애초 2016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예산과 지장물 이설 문제로 인해 2024년까지 연장된 상태다.

서울시는 강남 지대 침수가 불가항력이었다는 설명이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을 동서로 갈라서 지속적으로 강한 비구름 떼가 머무르면서 집중적으로 폭우가 쏟아졌다"라며 "이정도면 500년에 한번 일어날만한 일로, 물리적 도구로는 불가항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장은 막힌 빗물을 뚫는 등 침수피해 응급 복구 조치가 최우선"이라며 "향후 여러 가지 추가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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