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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류승룡 “‘인생은 아름다워’, 성장은 아니지만 성숙하게 된 계기였죠”

[인터뷰] 류승룡 “‘인생은 아름다워’, 성장은 아니지만 성숙하게 된 계기였죠”

기사승인 2022. 09. 2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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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류승룡/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저에게는 성장은 아니지만 성숙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막연하게 말고 아내가 없다고 생각하니 세상이 공허하고 무섭더라고요."

류승룡인 출연한 '인생은 아름다워'는 자신의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세연(염정아)과 마지못해 그녀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진봉(류승룡)이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로 우리의 인생을 노래하는 국내 최초의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뮤지컬 영화답게 1970년대부터 2000년대에 유행했던 대중음악이 곳곳에 녹아있다. 신중현의 '미인',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 '솔로예찬' '애수',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 임병수의 '아이스크림 사랑', 유열의 '이별이래' 등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곡들이다.

류승룡은 뮤지컬 영화 시나리오가 자신에게 온 것이 신기했다. 하지만 7080년대 노래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현재 분량만 연기하는 줄 알았는데, 과거의 모습을 직접 연기한다는 이야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대본을 보니 춤을 추고 노래도 해 매력적이었다.

"작가가 '극한직업' 배세영 작가라 저를 두고 쓴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죠. (캐릭터를)질투하고 미워하고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더라고요. 눈물이 글썽거리고 탄성 같은게 나왔고 뭔가 좋은 책을 읽은 것 같았어요. 클래식 뮤지컬인 줄 알았는데 주크박스 뮤지컬이더라고요. 노래로서 기능이 아니라 대사로서 기능을 하는데 그런 것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자신감을 얻었죠."

류승룡
류승룡/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그렇게 작품에 합류한 그는 작품을 위해서 보컬 연습도, 안무 연습도 열심히 했고, 1년 정도 보컬 연습을 했다. 류승룡은 아내의 첫사랑을 찾아 나선 남편 진봉 역을 맡았다. 하지만 극 초반 그려지는 진봉의 모습은 최악의 남편이다. 아내에 대한 애정은 느껴지지도 않고, 말투와 표현은 거칠다. 아내의 시한부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달라진 모습이 없다.

이러한 캐릭터를 연기한 류승룡은 진봉의 모습 안에 당황스러움과 어쩔 줄 모르는 두려움을 담고 싶었다. 갈등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한 영화적 효과를 위해 진봉의 캐릭터를 그렇게 구축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류승룡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현실 류승룡'과 진봉은 전혀 다르다며 확실하게 선을 그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는 지난해 개봉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늦춰졌다.

"알 수 없는 인생이죠. 예전에는 계획대로 뜻대로 되지 않으면 안달복달했는데, 그 시기에는 온 국민이 코로나라는 힘든 시기를 겪고 극복했잖아요. 파란 하늘과 밖에 나가서 밥을 먹을 수 있는 감사함에 대한 공감 능력이 생겼어요. 이럴 때 이 영화 자체가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들에게 선물 같은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다행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염정아와의 부부연기는 완벽했다. 처음 만났지만 두 사람은 현실 부부 이상의 티키타카 호흡을 선보였다. 류승룡에게 염정아는 그야말로 '연예인'이었다. 20대에 기괴하고 철없이 돌아다닐 때 염정아는 미스코리아였고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절 때 만날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30년 후에 부부로 만났다.

"염정아 씨는 10년 뒤에 책으로 쓰려고 해요. '염정아, 그녀는 누구인가?' 베스트셀러가 될 거 같아요. 너무나 훌륭한 배우에요. '뜨거운 안녕'을 부르는 장면에서 내가 울먹울먹해야 하는데, 앞에서 제 눈을 보며 엄청 울어주셨어요. 그걸 보는데 눈에서 눈물이 똑 떨어졌어요. 정말 엄청난 경험이었고, 이런 배우가 있다는 게 너무나 고마운 경험이었어요."

류승룡 역시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인 인기에 놓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주역이다. 그러 부분에서 그 역시 너무나 자랑스럽다. "자신감 뿜뿜이다"라며 너스레를 떤 그는 "20년 전 '난타'로 영국 에든버러 축제에 갔을 때만 해도 '어디서 왔는지 알아맞혀 보라'고 물어보면 열 손가락 안에도 안 들어갔다. 중국, 일본, 필리핀 등 다 나오는데 '코리아'(한국)가 안 나와 너무 자존심이 상했는데 지금은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의 제목처럼 촬영 후 그에게도 소중한 경험들을 느끼게 해줬다.

"'인생은 아름다워' 뒤에 느낌표를 찍는 삶이 있고, 물음표를 찍는 삶이 있잖아요. 저는 느낌표에요. 관객들에게도 이런 여지를 남기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그 둘은 천지 차이고 그것을 저희가 정해줄 수는 없어요. 영화에서 가장 마음을 움직인 대사가 있는데, '땅 끝에 오면 끝일 줄 알았는데 저 끝에 보길도가 있네'라는 대사에요. 한 번쯤 누구나 그 끝을 맞이했을 때 그런 생각들을 한 번씩 해요. 우리가 일부러 생각 안 하고 외면했던, 그래서 한 번은 진진하게 생각해볼 만한 화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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