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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윤찬 “자주 들을 수 없는 보석 같은 곡들 연주하겠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자주 들을 수 없는 보석 같은 곡들 연주하겠다”

기사승인 2022. 11. 2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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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향과 실황 앨범 발매...내달 반 클라이번 우승 기념 리사이틀
"음악회 못 오는 이들 직접 찾아가 연주하고 싶어"
피아니스트 임윤찬 제공 유니버설뮤직
피아니스트 임윤찬./제공=유니버설뮤직
"베토벤의 '황제' 교향곡은 베토벤이 꿈꾸는 어떤 유토피아 혹은 그가 바라본 우주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광주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베토벤, 윤이상, 바버' 앨범을 발매한 임윤찬은 28일 서울 금호아트홀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곡이 앨범에 담긴 이유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사실 임윤찬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곡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어렸을 때부터 너무 많이 듣다 보니 제 부족한 귀에는 화려하게만 들리고 감동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런데 최근 인류에게 큰 시련이 닥치고 매일 방 안에서 연주하며 밖에 잘 나가지 못하다 보니 이 곡이 자유롭고 화려한 곡이 아니라, 베토벤이 꿈꾼 유토피아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앨범은 지난 10월 8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공연의 연주 실황을 녹음한 것이다. 임윤찬과 광주시향이 협연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외에도 광주시향이 연주한 윤이상의 '광주여 영원히',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임윤찬이 앙코르로 연주한 몸포우의 '정원의 소녀들', 스크랴빈 '2개의 시곡' 중 1번, '음악 수첩' 등이 담겼다.

연주 실황을 녹음한 이유에 관해 임윤찬은 "제가 존경하는 연주자들은 스튜디오 앨범보다 라이브 앨범이 훨씬 좋았다"며 "스튜디오 녹음은 너무 완벽하게 하려는 압박이 있기 때문에 수많은 가능성을 잃게 된다. 어떨 때 보면 스튜디오 레코딩은 정말 누가 치는지 모를 정도로 무난한 연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

이어 "살면서 오케스트라와 실황 녹음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 기회인데 큰 영광이었다"며 "혼자 녹음했다면 하지 못했을 음악적인 부분들을 더 채운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은 윤이상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위해 작곡한 '광주여 영원히'를 광주시향이 처음 공식적으로 녹음해 눈길을 끈다.


임윤찬 홍석원 사진
지휘자 홍석원(왼쪽)과 피아니스트 임윤찬./제공=유니버설뮤직
이날 간담회에 함께 한 광주시향 홍석원 상임지휘자는 "광주시향에서 은퇴를 앞두신 선생님들은 직접 5.18을 경험한 분들이기 때문에 곡을 대할 때 달랐다. 때문에 광주시향보다 이 곡을 더 잘 연주할 수 있는 단체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임윤찬에 관해 홍 지휘자는 '천재'라는 표현을 쓰며 극찬했다. "녹음 준비를 하며 처음에는 협연자 없이 할 생각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임윤찬의 연주를 듣고 같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 정도로 충격이 컸어요. 다양한 피아니스트들과 많은 작업을 해 봤지만 임윤찬은 항상 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색깔을 가진 피아니스트입니다. 제 입장에선 천재라는 말밖에 할 수 없어요."

이날 임윤찬은 앞으로 사회적인 측면에서 음악가로서 자신이 어떠한 일을 해야 할지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음악회에 오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직접 찾아가 연주하겠다고 밝혔다.

"보육원이나 호스피스 병동에 아무런 조건 없이 가서 연주하고 싶어요. 몸이 불편하신 분들, 음악회에 올 수 없는 분들을 위해 제가 직접 가고 싶어요. 돈으로 기부하는 것보다, 그들이 몰랐던 또 다른 우주를 열어줄 수 있다는 면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봐요. 연주를 통해 무언가를 전한다는 것은 돈 이상의 가치를 매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달 임윤찬은 반 클라이번 우승 기념 리사이틀을 통해 관객과 만난다. 먼저 12월 3일 도쿄 산토리홀에서 일본 데뷔 리사이틀을 가진 뒤 6일과 8일 각각 통영국제음악당과 대전 카이스트 대강당에서,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갖는다.

리사이틀에서는 바흐의 '신포니아'와 리스트 '두 개의 전설', '순례의 해' 중 '이탈리아', 올랜도 기번스·솔즈베리 경의 '파반&가야르드'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임윤찬은 "리사이틀에서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곡들을 들려달라고 제안 받았지만 콩쿠르를 준비하며 너무 힘들게 연습했던 곡들이라 다시 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솔직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르네상스 작곡가 중 한 명인 올랜도 기번스, 우리나라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바흐의 '신포니아', 제 음악 인생과 평생 함께 했던 리스트의 곡을 선택했다"며 "사람들이 잘 연주하지 않는 보석 같은 곡들을 들려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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