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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은행 신탁·증권 사모펀드 변수에 신한금융, 4분기 실적 부진 우려

[단독]은행 신탁·증권 사모펀드 변수에 신한금융, 4분기 실적 부진 우려

기사승인 2022. 12.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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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연금신탁 원본보전 평가손 충당부채로 반영해야
1000~2000억 규모 관측
신한투자증권, 헤리티지 펀드 관련 추가 손실비용 15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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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리딩금융그룹 탈환을 바라보던 신한금융그룹에 변수가 생겼다. 4분기에도 8000억원에 달하는 순익을 올리며 국내 금융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순익 5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됐지만 예상치 못한 걸림돌을 만난 것이다.

자회사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에서 의외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4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4분기에 신한은행이 연금신탁 부문에서 대규모 충당부채를 적립해야 하는 데다, 신한투자증권도 투자원금 전액 반환 결정이 난 헤리티지 펀드로 인해 1500억원 이상 추가 손실 처리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리딩금융 타이틀 탈환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4분기에 761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8984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 누적 기준 신한금융이 4조3154억원의 순익으로 KB금융(4조279억원)에 2875억원 앞서 있는 만큼 3년 만에 리딩금융 타이틀을 되찾아 올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신한금융이 4분기에 많게는 3000억원 넘는 충당부채와 손실을 반영하게 돼 그만큼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악재는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에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올해 금리상승으로 연금신탁 원본보전상품(자산에 손실이 날 경우 은행이 손실을 보전해 주는 상품)과 관련해 평가손이 발생했다. 그동안 현금주의 회계로 고객에게 실제 손실을 보전했을 경우에만 은행 손실로 처리해왔는데, 앞으로 평가손이 발생하면 이를 충당부채로 미리 쌓아놓도록 회계기준이 변경됐다. 신한은행이 4분기에 그동안 반영하지 않았던 충당부채를 일시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이 반영해야 하는 충당부채는 1000억~2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KB국민은행은 관련 충당부채를 모두 반영해왔다.

회계기준원 관계자는 "원본보전이면 미달한 금액만큼 은행이 손실로 반영해 충당부채로 쌓아야 한다"며 "지금까지 충당부채를 반영하지 않은 은행은 4분기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와 관련해 질의가 있으면 회계기준원과 금감원, 외부심사위원들이 참석하는 연석회의를 열어 논의해 의견을 하나로 모은다"며 "연금신탁 원본보전 상품에 대해 회계처리를 하지 않은 은행은 이를 반영해야 하는 쪽으로 정리가 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국민은행을 400억원가량 앞서며 리딩뱅크를 차지했는데, 이번에 대규모 충당부채를 쌓게 되면 이를 지키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 사모펀드 여진도 계속됐다. 금감원은 지난달 21일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독일 헤리티지 펀드 분쟁조정 신청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로 보고 투자금 전액 반환을 결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헤리티지 펀드 판매사 6곳 중 가장 많은 3907억원을 판매했는데, 환매중단 사태가 벌어진 이후 2300억원을 충당금으로 반영했다. 신한투자증권이 조정안을 수용하면 1500억원가량을 추가 손실처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에서만 4분기에 반영해야 하는 손실이 3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의 리딩금융 탈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3분기까지 탄탄한 경상실적에 더해 4000억원이 넘는 증권 사옥 매각익까지 반영하며 3년 만에 리딩금융그룹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4분기 실적 컨센서스의 경우 KB금융에 비해 1000억원 이상 뒤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번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 충당부채와 손실비용까지 반영하게 되면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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