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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제한 속 대출만 늘어난 5대은행…유동성 리스크 우려 시작?

자금조달 제한 속 대출만 늘어난 5대은행…유동성 리스크 우려 시작?

기사승인 2022. 12. 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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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은행채 발행·예금금리 인상 경쟁 제동
5대 은행, 지난달 수신 3조4천억 감소
대출 7조6000억원 증가
은행 기업대출 최대 2조원 가량 늘어
상황 장기화땐 리스크 현실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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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대 은행 요구불예금과 정기예·적금 등 수신고는 역성장했지만, 대출은 기업대출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과 수신금리 경쟁에 제동을 걸면서 5대 은행이 자금조달엔 어려움이 커진 반면,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자금공급 요청에 대출만 급증한 셈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자금조달 제한이 장기화되면 이들 은행의 유동성 리스크가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또 금리상승으로 한계기업(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부담하지 못하는 기업)의 이자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금리상승 기조가 계속될 경우 은행들의 건전성 리스크도 덩달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1월 원화수신은 전달과 비교해 총 3조3676억원 감소했다. 하나은행이 같은 기간 1조3580억원 줄었고, 국민은행(9213억원)과 우리은행(5738억원), 신한은행(3002억원), 농협은행(2143억원)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반면 원화대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이들 5대 은행에서만 7조6306억원이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소폭 줄거나 제자리걸음했지만, 기업대출이 대폭 늘었다. 은행별로 기업대출이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2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은행들의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출만 급증해 유동성 리스크가 점차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시장이 경색되고, 유동성 리스크가 커지자 금융당국이 은행에 은행채 발행을 제한하라고 권고했다. 자금시장 경색으로 은행 자금을 빌리려는 기업이 늘었는데, 은행의 조달 수단인 은행채 발행엔 제동이 걸린 것이다. 당국의 조치로 은행채 발행이 한 달 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올리며 수신고 확보에 나섰다.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은 대폭 줄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수신이 늘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상승을 이유로 예금금리 인상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금융당국의 조치는 은행 예·적금의 금리 매력을 떨어뜨렸고, 실제 5대 은행 수신고 감소로 나타났다.

은행의 대표적인 자금 조달 수단인 은행채와 수신이 모두 제동이 걸리면서 유동성 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신이 줄어든 반면 대출이 기업대출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것은 은행들의 유동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라며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되면 유동성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은행채 발행 수요가 있는 상황에서 발행 제한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조금조달 필요성이 커져 내년에 다시 이들 은행이 은행채 발행에 나서 공급이 늘어나게 되면 금리 등 발행 조건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단기자금시장에서 회사채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기업에 은행들이 대출을 해주고 있는 상황인데, 내년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로 한계기업의 도산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건전성 리스크가 은행으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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