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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안암병원, 아동기 학대 경험 뇌 구조 변화 유발 규명

고대안암병원, 아동기 학대 경험 뇌 구조 변화 유발 규명

기사승인 2022. 12. 0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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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학대 경험 심할수록 우측 대뇌 반구 중간후두피질 위축 심해
한규만 교수
아동기 학대 경험이 뇌 구조 변화를 유발한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특히 성적 학대가 심할수록 뇌 구조 변화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한규만<사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고대의대 본과 4학년 김수영·안성준·한종희)이 주요우울장애 환자의 뇌 MRI 데이터와 아동기 학대 경험에 대한 심리설문 데이터를 통해 아동기 학대 경험이 뇌구조 변화를 유발함을 밝혔다고 5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정신의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Psychiatry Research (Impact factor: 11.225)'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19~64세 성인 중 주요 우울장애 환자 75명과 정상 대조군 참여자 97명을 대상으로 2019~2021년까지 약 2년간 뇌 MRI 영상·임상 관련 정보·아동기 외상 질문지를 통해 학대 경험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아동기 학대 경험을 신체적, 정서적, 성적 학대로 분류하고 주요우울장애 진단 및 아동기 학대 경험에 따라 뇌의 특정 영역에서 일어나는 대뇌피질의 부피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경험한 경우 대뇌피질 부피에 유의한 결과를 보이지 않았지만 성적 학대를 경험한 참여자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참여자에 비해 우측 대뇌 반구 중간후두피질(시각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대뇌 영역)이 약 10%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학대의 심각도가 높을수록 우측 대뇌 반구 중간후두피질의 위축은 더욱 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주요우울장애 환자들의 경우, 정상 대조군 참여자와 비교해서 우측 전대상피질(정서 조절을 담당하는 대뇌 영역)의 부피도 약 3.3% 감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우울장애 환자들 중에도 아동기 성적 학대를 경험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우측 중간후두피질이 약 10% 정도 위축돼 있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는 우측 중간후두피질의 부피 감소가 아동기 학대로 인한 뇌 손상을 평가하는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고, 아동기 학대로 뇌의 구조적 변화가 일어난 우울증 환자들을 구분하고 이들의 우울증 경과와 치료 반응 예측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한 교수는 "아동기 학대를 경험한 우울증 환자들이 더욱 심한 우울증상과 만성적인 경과를 밟는 이유는 아동기 외상 경험으로 인해 뇌 신경회로가 손상돼 있기 때문"이라며 "아동기 학대로 인한 뇌의 구조적 변화가 발생한 우울증 환자들을 선별하고 이분들께 뇌과학에 기반한 맞춤형의 심리사회적 치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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