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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뉴삼성’ 3040 임원 대거 발탁…나이·계급장 떼고 실력 승부하라

이재용의 ‘뉴삼성’ 3040 임원 대거 발탁…나이·계급장 떼고 실력 승부하라

기사승인 2022. 12. 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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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상무, 40대 부사장, 여성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 임원 인사 키워드다. 직급과 연차에 상관없이 성과를 낸 인물을 발탁하고 여성과 외국인 인재를 중용했다. 젊은 인재 발탁은 나이와 직급에 관계없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업문화를 강조해 온 이재용 회장의 뜻과도 맞닿아 있다. 삼성 계열사들은 이 회장이 점차 경영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던 2015년 여름철 반바지 허용, 2017년 '님'과 '프로' 호칭 도입, 2021년 직급 간소화와 폐지 등을 추진해왔다.

◇스마트폰·반도체 등 핵심 사업부 30대 상무·40대 부사장 배출
삼성전자는 6일 부사장 59명, 상무 107명, 펠로우 2명, 마스터 19명 등 187명 승진이 담긴 '2023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승진자 198명 보다는 소폭 감소한 규모다.

올해 임원인사 키워드는 '30대 상무·40대 부사장'으로 요약된다. 삼성전자는 "직급과 연차에 상관없이 성과를 내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인물을 과감하게 발탁해 젊은 리더를 다수 배출했다"고 밝혔다.

40대 부사장 승진자는 문성훈 MX사업부 전략제품개발1 그룹장(48세)과 이정원 S.LSI사업부 모뎀 개발팀장(45세)이다. 문성훈 신임 부사장은 갤럭시S 시리즈, 폴더블폰 등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 하드웨어 개발을 주도한 공을 인정받았다. 이정원 부사장은 5G 모뎀의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30대 상무로는 배범희 생산기술연구소 상무(37세)와 이병일 메모리사업부 상무(39세)가 승진했다. 배범희 상무는 세계 최초로 플렉서블 기판 등 미래 주력 기술을 확보한 점을, 이병일 상무는 V낸드 신제품 적기 개발에 기여해 발탁됐다.

다만 역대 최연소 상무·부사장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역대 최연소 상무는 현재는 퇴사한 인도 국적 프라나브 미스트리씨로 2014년 33세에 상무로 승진했다. 역대 최연소 부사장은 2001년 43세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던 김인주 전 사장이다.

여성·외국인 임원도 11명 승진했다. 삼성전자는 조직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2018년 12월 11명, 2020년 1월 9명, 2020년 12월 10명, 2021년 12월 17명 등 매년 10명 안팎의 여성·외국인 임원을 배출하고 있다.

안희영 DX부문 VD사업부 상무, 한글라라 VD사업부 상무, 손영아 코스타리카지점장 상무, 왕지연 CX전략그룹장 상무 등이 주인공이다. 글로벌 전략실 출신 외국인 인재 발탁도 눈길을 끈다. 저메인 클라우제 VD사업부 상무, 다니엘 아라우조 사업지원 TF 상무가 신규 임원에 선임됐다.

◇떠나는 젊은 직원들에 동기부여
삼성 전자가 3040 임원 발탁에 적극 나선 이유로는 회사를 떠나는 젊은 직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20년 이상 근속하고 탁월한 성과를 낸 이들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지만, 이젠 20년 후까지 '이 회사'에 다닐 것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없어서다. 기업들로선 젊은 직원들에게 당장의 성과와 능력으로 임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커졌다.

'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은 "젊은 세대들은 임원까지 바라며 회사에 다니지 않는다"며 "젊은 직원들에게 회사는 나의 긴 인생의 한 과정일 뿐으로 이 회사를 다니며 쌓은 능력으로 다음 회사로 옮기는 것을 원한다"고 최근 추세를 분석했다.

실제로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 7월 기업 112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들이 생각하는 조기 퇴사 이유는 '직무가 적성에 안 맞아서'라는 응답이 전체의 45.9%(복수응답)로 1위였다. 기업의 81.2%는 조기퇴사를 막기 위해 △연봉인상 등 처우 개선(54.2%) △복리후생제도 강화(45.7%) △수평적 조직문화 도입(33.8%)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계열사 임원 인사에서도 젊은 리더가 다수 포함됐다. 조성호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이 40대 부사장에, 이정수 상무가 30대 임원으로 승진했다. 삼성전기도 40대 정해석 부사장, 30대 박중덕 상무가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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