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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혁신 DNA] 사업성 의문 깬 8년 만의 흑자…“물류투자 결실”

[쿠팡 혁신 DNA] 사업성 의문 깬 8년 만의 흑자…“물류투자 결실”

기사승인 2023. 01.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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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흑자의 힘' 첨단 물류 시스템
직매입 후 물류센터 보관, 직배송
AI 머신러닝 고도화로 효율 극대화
"제트배송으로 흑자기조 이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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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쿠팡은 이마트·롯데 등 대기업이 견제하는 '유통공룡'으로 성장했다. 수조원의 투자비용에 아무도 시도조차 못했던 물류를 유통판매채널과 결합시키면서 불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평가절하 받았던 혁신적인 쿠팡의 사업모델은 긴 적자의 터널을 지나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는 연간 흑자까지 넘보고 있다. 작은 소셜커머스로 시작해 13년 만에 국내 유통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쿠팡의 힘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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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안소연 기자 = 쿠팡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장하고 미국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했을 때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물음표는 '적자구조를 탈피할 수 있느냐'였다.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의 비즈니스가 진정한 성공으로 평가받으려면 수익을 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었다. 따라서 지난해 3분기 쿠팡의 흑자는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직매입을 토대로 한 물류 실험이 지속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26일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분기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당시 영업이익은 1000억원대였다. 분기 매출은 7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로켓배송 서비스를 2014년에 시작했으니 약 8년만의 성과다.

쿠팡은 제품의 유통 및 배송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제조사 제품을 직매입해 물류센터에 보관하고, 이를 직접 배송하는 방식을 택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기술, 풀필먼트 인프라, 라스트마일(최종 배송 단계) 물류의 통합 덕분에 고객과 상품, 서비스와 가격 사이에 존재하는 기존의 트레이드오프(양자택일)를 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이 과정에 비용을 조 단위로 투입했다. 창립 이후 로켓배송 물류망 구축에 들인 비용은 6조2000억원이다. 이에 현재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의 물류센터 및 신선센터를 보유하게 됐다. 쿠팡에 따르면 인구 70%가 쿠팡의 물류센터 반경 15분 거리에 거주하는 셈이다.

물류망 투자는 로켓배송 투자를 처음 시작한 지난 2014~2015년과 비교하면 대폭 확대됐다. 쿠팡은 지난 2014년 1500억원을 물류센터에 투자해 인천, 경기, 대구 등 7개 물류센터로 로켓배송을 시작했다. 2015년 김범석 의장은 "1조5000억원을 로켓배송에 투자하고 3만9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히며 투자 보폭을 넓혀갔다.

2021년 3월 미국 증시에 상장한 것은 투자를 더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후 대구를 비롯한 경남 창원과 김해 등 전국 단위로 일반 물류센터, 신선센터 등을 대폭 늘려 나갔으며, 2024년까지 대전, 광주 등지에 물류센터를 준공할 예정이다. 고용인원 역시 2016년 5400여명에서 지난해 말 6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쿠팡 관계자는 "지난 2년에 걸쳐 총 6만명이 넘는 인력을 직고용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일자리 창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로봇공학 및 인공지능(AI) 같은 첨단기술을 접목해 근로자들이 업계 평균보다 나은 임금을 받으면서 안전한 환경에서 더 적은 시간 근무하도록 지원 중"이라고 말했다.

물류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AI 머신러닝 기술 고도화가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여러 지역에 신선식품 유통을 확대하면 재고 손실이 늘어나기 마련인데, 쿠팡은 인공지능 머신러닝 기술 기반의 수요 예측으로 신선식품 재고 손실을 2021년과 비교해 50% 줄였다"고 밝혔다.

쿠팡은 관련 특허도 내면서 운송 시간 및 배송 수수료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끈질기게 고안해 냈다.

업계에 따르면 먼저 쿠팡은 1000만 개 이상의 상품 품목을 직매입해 전국 30개 지역, 100여 곳 이상의 풀필먼트센터(FC) 등 인프라에 재고로 보관했다. 이때 재고는 쿠팡의 머신러닝이 수년 동안 쌓아온 고객들의 주문 데이터에 기반해 예측된다. 계절 등 날씨, 지역별 특징, 연령·성별 등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 주문할 물건의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재고는 최종 고객과 가까운 인근 물류 거점에 배치해 전국의 쿠팡 풀필먼트센터에 나눠 보관한다.

이어 인공지능을 통해 물류센터에 입고된 상품이 진열되는 장소와 진열된 상품을 꺼내는 효율적인 동선을 작업자에게 전달하도록 한다. 주문이 들어온 상품을 최대한 빨리 출고하기 위한 최적의 길 찾기다.

한편 쿠팡은 로켓배송을 넘어 '제트배송'을 새로운 축으로 앞으로도 흑자 기조를 계속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제트배송은 익일배송인 로켓배송 풀필먼트 서비스를 오픈마켓 판매자에게 제공해 빠른 배송을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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