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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시든 오피스텔 시장… 역세권 단지도 청약률 ‘제로’

인기 시든 오피스텔 시장… 역세권 단지도 청약률 ‘제로’

기사승인 2023. 01. 2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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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매매거래량 전년 대비 반토막
작년 하반기부터 매매가 하락세
규제 풀리면서 아파트 대체재 가치 매력 잃어
임대 목적 투자자, 고금리에 민감
오피스텔
집값 상승기 때 아파트 대체재로 각광받았던 오피스텔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매매는 물론 전셋값도 떨어지고 있고, 청약률 제로(0) 단지도 나오고 있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여파로 수요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계약일 기준 서울 오피스텔 매매량은 701건으로 전년 동기(1449건) 대비 반토막 났다. 서울 오피스텔은 지난해 5월 1844건까지 매매 거래됐지만 8월 들어선 985건으로 1000건을 밑돌았다. 오피스텔 매매량이 1000건 미만을 기록한 것은 2020년 9월(945건) 이후 1년 11개월만이다. 이후에도 서울 오피스텔 매매량은 세자릿 수에 그치고 있다.

거래가 줄면서 매매가격도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수도권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작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8월 2억3251만1000원으로 전월(2억3259만원) 대비 하락 전환했다. 이후 지난해 12월(2억3048만원)까지 줄곧 매매가격이 빠지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오피스텔은 임대를 목적으로 분양받는 투자자가 많은 만큼 금리 움직임에 민감하다"며 "대출이자 부담이 늘수록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를 받았던 아파트가 최근 각종 규제에서 풀려나자 대체재 성격인 주거용 오피스텔의 인기가 확 사그라든 측면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할 때 대체 투자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아파트 관련 규제 완화가 이어지다 보니 고금리 상황 속에서 굳이 대체 상품에 주목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 전셋값도 하락세다. 전세대출 이자 부담 증가로 전세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전국 오피스텔 전세가격은 전분기 대비 0.82% 내렸다. 서울은 전분기 0.12% 상승에서 4분기 -0.61%로 하락 전환했다. 수도권은 0.77%, 지방은 1.03% 떨어졌다.

청약시장에서도 오피스텔 인기가 시들해졌다. 최근 청약을 받은 서울 역세권 오피스텔 2개 단지에선 청약자가 한 명도 없었다.송파구 방이동 '잠실 에떼르넬비욘드'(20실)와 광진구 구의동 '구의역에떼르넬비욘드'(75실)는 지난 25일 청약 접수에 나섰으나 '청약률 제로(0)'를 기록했다. 두 곳 모두 각각 지하철 2·8호선 잠실역, 지하철 2호선 구의역과 가까운 역세권 오피스텔이다.

오피스텔 분양권 시장도 썰렁하다. 웃돈은 커녕 분양가보다 1억원 넘게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뜸하다. 경기 성남시 판교팰리자이 3단지 전용면적 84㎡형은 분양가에서 1억2500만원 내린 9억4800만원에 매물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새 주인을 못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오피스텔 시장 침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함영진 랩장은 "주택시장에서 가격 등을 선도하는 아파트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대체 상품인 오피스텔이 나홀로 선전하기는 한계가 있다"며 "수익형 부동산 수요자라면 오피스텔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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