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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임무 맡은 ‘辛의 남자들’…롯데 주요 유통계열 새 CEO, 올해 과제는

‘쇄신’ 임무 맡은 ‘辛의 남자들’…롯데 주요 유통계열 새 CEO, 올해 과제는

기사승인 2023. 01. 2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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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연말 인사서 계열사 CEO 10명 교체
실적 개선 '발등의 불'…호텔롯데 이완신, IPO 최우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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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계열사 CEO 10명을 교체하는 초강수 쇄신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만큼 롯데는 절박하다. 지난해부터 신 회장은 사장단에 미래 경쟁력으로 시장에서의 기업가치를 올리라는 주문을 하고 있지만 당장 '이익'부터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새롭게 교체된 CEO들은 실적개선이란 불이 발등에 떨어졌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힘든 경제 상황이지만 숫자로 신 회장의 믿음에 화답해야 한다. 특히 호텔롯데를 맡게 된 이완신 호텔군 총괄대표의 어깨는 더 무겁다. 그룹의 최대 난제이자 신 회장의 숙원인 호텔롯데의 IPO(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주요 유통부문의 수장들이 지난 연말 인사에서 새롭게 교체되면서 올해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대부분 저조한 실적의 원인이 업황 자체가 좋지 못한 상황이라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홈쇼핑에서 호텔롯데를 책임지게 된 이완신 대표의 임무가 막중하다. 실적도 실적이지만 7년 동안 답보상태인 호텔롯데의 IPO 물꼬를 터야 한다. 호텔롯데의 IPO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조각이다. 롯데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일본 롯데 계열사가 지분 99%를 보유한 호텔롯데가 여전히 롯데쇼핑·롯데건설·롯데물산·롯데알미늄 등에 많은 지분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일본과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지 못했다.

이 대표는 상장의 걸림돌이었던 롯데면세점의 실적 부진을 호텔롯데만의 자체 경쟁력을 높이며 IPO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거는 기대감은 크다. 이 대표는 2017년부터 롯데홈쇼핑을 맡으며 최장수 CEO로 신사업을 이끌었다. 지난해부터 '탈홈쇼핑'을 외치며 유통업체 최초로 NFT(대체불가토큰) 사업에 뛰어들었고, 벨리곰 등 캐릭터 사업부터 가상인간 '루시'를 탄생시키며 홈쇼핑사업 외적인 부분에서 다양한 도전을 했다. 현재 호텔롯데는 면세사업과 별개로 해외사업 강화와 레지던스·헬스케어 등 시니어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만큼 이 대표의 리더십과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내부승진으로 수장에 오른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가 지원사격에 나설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실적이 부진했지만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358억원으로 흑자전환하며 빠르게 회복 중이다. 최근 멜버른 국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에 성공하는 등 해외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대표는 1995년 호텔롯데 롯데면세점으로 입사해 28년 동안 롯데면세점 상품전략, 소공점장,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거친 면세점 전문가로 면세업계 환경 변화와 위기 대응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 수장들 중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신임대표가 가장 주목된다. 롯데하이마트는 그동안 영업이익 1000억원대를 유지하며 그룹의 효자 유통계열사였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가전시장까지 침체되면서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남 대표는 2020년 롯데슈퍼 대표를 지내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끈 경험이 있다. 2019년 영업손실 1039억원을 기록했던 롯데슈퍼는 남 대표 취임 후 2021년 영업손실 52억원으로 적자폭을 대폭 줄였다.

남 대표는 롯데마트와 슈퍼 등에서 쌓은 유통경험을 바탕으로 매장 대형화와 자체 브랜드(PB) 상품군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실적 개선 채비 준비에 나설 전망이다.

이 외에도 롯데홈쇼핑의 김재겸 신임대표는 오는 2월부터 6개월간 새벽방송 금지에 따른 실적 감소를 어떻게 만회해야 할지 등의 과제를 안고 있으며, 롯데제과 첫 외부인 출신으로 수장에 오른 이창엽 대표도 글로벌 전략통의 장점을 살려 해외시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는 해외법인 비중이 전체 매출의 70%에 육박하는 오리온에 비해 30% 내외로 저조하다. 이창엽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인도 자회사 아이스크림 공장 신설을 위해 5년간 700억원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CEO들을 유임시키며 '안정'을 택한 다른 그룹과 달리 롯데는 인적쇄신으로 '변화'를 택한 만큼 이들이 어떤 유의미한 성과를 낼지가 올해 롯데의 운명이 달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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