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좋은 날 지났나”…5대 은행 대출 성장세 주춤(?)

“좋은 날 지났나”…5대 은행 대출 성장세 주춤(?)

기사승인 2023. 02. 01. 18:3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1월 5대 은행 대출자산 뒷걸음질
가계대출, 올해도 역성장세 이어가
'효자' 기업대출도 성장 꺾여
고금리 부채부담에 가계대출 회복 제한
자금시장 안정·경기침체에 기업대출도 둔화 전망
basic_2022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은행권에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은행의 수익성을 끌어올렸던 대출자산 성장세가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계대출 역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던 기업대출마저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둔화가 예상된다. 특히 올해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은행의 핵심 이익기반이 순이자마진(NIM)도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월 가계대출 잔액은 총 688조6478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3조8857억원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조1854억원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이어 농협·우리·신한·하나은행 순이었다. 지난해 1년 동안 5대 은행 가계대출은 16조5194억원 감소했는데, 올해 역시 가계대출 역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반면 기업대출은 707조6043억원을 기록해 전달보다 3조8773억원 늘었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증감을 고려하면 1월 5대 은행의 대출자산은 소폭 줄어든 것이다.

특히 기업대출은 이들 은행 실적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는데, 지난달부터 성장세가 둔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 말에는 레고사태로 불거진 자금시장 경색 국면이 풀리면서 은행에 몰렸던 자금 수요가 줄어 6조5943억원 감소했는데, 올해 1월에는 3조7525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기업대출이 6조원가량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기업대출 증가세도 한풀 꺾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레고사태로 회사채 시장이 위축됐고, 은행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적극적으로 은행채를 발행하면서 은행 돈을 빌리려는 기업들이 늘었다"며 "정부의 시장안정조치 등으로 연말부터 자금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기업대출 수요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코로나 시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가던 5대 은행의 성장세가 올해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금시장 정상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은행 돈을 빌리려는 기업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년 내내 감소세를 이어갔던 가계대출도 회복세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각종 부동산 규제를 풀고 있지만, 고금리와 부채 부담으로 부동산 경기가 활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위축으로 가계대출 수요도 제한적 회복에 그칠 것으로 보이고, 경기침체 환경에 따라 대출성장이 정체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다 금리인상 사이클이 올해 종료될 가능성이 커지는 반면 은행 조달비용은 상승해 NIM 상승 모멘텀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대출 부실 리스크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부담에 경기둔화까지 겹치면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모두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며 "기업대출도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부실이 커질 수 있는데, 결국 은행 대손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