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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름 놓은 호주 상징…나이키·퓨마, 축구화에 캥거루 가죽 사용 중단

한시름 놓은 호주 상징…나이키·퓨마, 축구화에 캥거루 가죽 사용 중단

기사승인 2023. 03. 1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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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균형 위해 개체수 조정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Cute_Kangaroo_(Unsplash)
캥거루 가죽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스포츠용품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나이키, 퓨마 등 글로벌 스포츠용품 회사들이 개체수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호주의 상징 동물 캥거루의 가죽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잇따라 밝히고 나섰다.

호주 일간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나이키는 캥거루 가죽 대신 합성 소재로 축구화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모든 자사 제품에서 캥거루 가죽을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다. 독일 브랜드 퓨마 역시 비건 합성 소재가 더 우수하다고 언급하면서 캥거루 가죽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호주의 상징 동물로 잘 알려진 캥거루는 약 3000만 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매년 수백 만 마리의 캥거루가 사냥꾼의 포획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캥거루 고기와 가죽이 비싼 값에 팔리기 때문이다.

캥거루 가죽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주요 스포츠용품 회사들의 발표는 동물애호단체들이 지난 수년간 벌여온 캠페인의 결과다. 동물복지 옹호자들은 캥거루 사냥을 '비인간적인 도살'이라고 비난하면서 오랫동안 글로벌 기업에 캥거루 가죽 사용 중단을 촉구해 왔다. 상업적 캥거루 도살이 고립된 장소나 격오지에서 벌어지는 탓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효과적인 모니터링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한 국가의 상징 동물을 사냥하는 나라가 매우 드물다면서 미국의 대머리독수리, 뉴질랜드의 키위, 중국의 판다처럼 호주도 캥거루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도 가죽 사용 중단 움직임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현재 캥거루 가죽 사용 금지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호주가 아닌 미국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1970년대부터 캥거루 제품을 금지해 왔고, 오리건주와 코네티컷주에서도 이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오리건주는'죽은 캥거루의 일부가 포함된 모든 제품'을 구매, 수령, 판매 또는 상업적으로 교환하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는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건주의 이런 움직임은 오리건주에서 가장 큰 고용주이며 비버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나이키가 캥거루 가죽 금지에 동참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캥거루 도축이 개체수를 관리하는 데 필요하다면서 가죽 사용을 옹호했다. 개체수가 급증하면 탈수와 굶주림에 시달리는 캥거루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들은 또 캥거루 가죽 수출액이 연간 1800억여원에 이르다면서 호주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캥거루 가죽 대신 사용하게 될 합성소재가 석탄과 석유 부산물로 만들어졌다는 비판과 캥거루 사냥을 호주 고유의 문화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등 캥거루 가죽 사용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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